친구들에게 ADHD인 걸 밝히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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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A

친구들에게 ADHD인 걸 밝히는 것이 좋을까?

by 쌤쌔무 2025. 5. 14.

ADHD라 더 특별한 너

10살 A는 ADHD약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콘서타와 페니드를 오전부터 복용한 덕에 학교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고 수업도 학교의 다양한 규칙들도 잘 지켜나가고 있다. 하지만 ADHD약들이 그렇듯이 마법같은 약물효과가 사라지는 시점부턴 ADHD증상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모범적이던 A의 모습은 사라진다. 방과후 친구들과 놀거나 저녁 시간에 태권도에 갔을 때 약물의 도움없이도 큰 트러블을 일으키진 않지만 친구들의 눈에는 조금 이상해보이는 지점들이 있는 가보다.

 

함께 보드게임을 하거나 태권도에서 숫자 등을 세면서 동작을 할 때 숫자를 건너뛰거나 계산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낮은 주의력으로 친구들 이름을 잊거나 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친구들이 종종 "넌 학교에선 진짜 잘하는데 왜 놀 땐 숫자를 까먹어?" 라든가 같은반이 아닌 친구들은 방과후의 모습만 보고 "너 수학 잘 못하겠다" 등등의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24시간 작용하는 약은 없고 그나마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캡베이도 저녁시간에 먹고 있어서 딱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아이의 변화를 친구들이 모르게 만들 방도는 없다. 그렇다고 아직 A에게도 A가 ADHD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는 더더군다나 ADHD에 대해 말하긴 애매하다.

 

이런 나의 고민을 챗GPT와 상담해 보았다. ADHD임을 밝혔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의 장단점부터 비교해보았다.

1. 친구들에게 ADHD인 걸 밝히는 것의 장점

친구들에게 A가 ADHD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다면 적어도 오해는 사지 않을 수 있겠다 싶긴 하다. 

챗GPT는 이렇게 장점을 정리해주었다.

1. 이해와 공감 촉진

  • 아이가 왜 수업 시간엔 조용하다가 하교 후엔 말이 많고 산만한지 친구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친구들이 이상하게 여기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OO는 ADHD래”가 아니라 “OO는 뇌가 조금 다르게 작동해서 집중이 어려울 때가 있어” 같은 설명을 통해 아이들의 공감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2. 자기 수용과 자존감 향상

  •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 아이가 자기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자신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 “내가 잘못된 게 아니고, 그냥 나에게 맞는 방식이 있는 거구나”라는 인식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어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다.

3. 장기적인 사회적 기술 습득

  • 자기 상태를 설명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경험해보는 것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꼭 필요한 사회적 기술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기 조금씩 수월해질 것이다.
  • 스스로 자기 상태를 조절하고 설명하는 연습이 되면, 중·고등학교 이후, 회사 생활 등의 더 넓은 사회에서의 적응이 더 쉬워질 것이다.

4.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의 중재가 쉬워짐

  • 친구들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 선생님이 “OO는 조금 다르게 집중할 수 있는 방식이 있어”라고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공개된 정보라면 교사나 또래도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이다.

5.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친구와 연결될 가능성

  • 같은 반 친구들 중 혹은 어울리는 친구들 중 에도 학습이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가 있을 수 있고, 아이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아이에게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을 해주었다. 현재 담임선생님은 아이의 상태를 알고 계시지만 방과후 선생님이나 태권도 관장 님 등은 아이의 상태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경우 현재 보이는 자잘한 부주의함과 집중력 저하 부분에 대해 많은 이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긴 하고, 친구들도 A의 행동을 곡해하거나 오해하진 않을 것 같다.

 

 

 

2. 친구들에게 ADHD인 걸 밝히는 것의 단점

챗GPT는 단점에 대해서도 꽤 적나라하게 말해주었다. 엄마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단점이 더 마음이 가기는 한다.

 

1. 낙인 효과와 오해

  • 10살이라는 나이는 좀 애매하다. 초등 저학년은 벗어나서 이런저런 내용에 대해 그나마 이해도가 좀 높아지긴 했겠지만 아직 어려서 ‘ADHD’를 ‘이상하다’, ‘문제아’, ‘무서운 애’ 등으로 오해할 수 있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 친구들이 질병명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거나, 잘못된 정보로 놀리거나 차별할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 일부 부모나 교사도 ADHD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여전히 ADHD는 폭력적이라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편견이 여전히 강하니 말이다.

2. 소문과 뒷말

  • 10살 아이들에게 비밀을 약속해달라고 하긴 어렵다. 비밀로 하고 싶어도 한 명의 아이만 다른 친구에게 말해도 A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가 학교 전체로 퍼지는 건 순식간일 것이다.
  • 소문이 퍼지면 A는 스스로가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점, 부족한 지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느껴 부끄러워하거나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3. 차별적인 대우 가능성

  • ADHD가 장애는 아니지만 ADHD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는 순간 친구이 A를 "다르게 대해도 되는 사람", "예외가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해서 팀 활동이나 놀이에서 소외시키거나 배제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 3학년 담임선생님은 아이를 평범하게 대해주고 계시긴 하지만 방과후선생님이나 태권도관장은 ADHD에 대한 이해도가 무족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A를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반대로 엄격하게 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4. 정체성 혼란 가능성

  • 10살이라는 나이가 사실 좀 애매하다. 너무 이른 나이에 ADHD가 자기 정체성의 중심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문제가 있는 아이, 라는 고정관념이 생겨버릴 수도 있다.
  • 그저 하기 싫거나 조금 힘든 일임에도 나는 ADHD니까 못해 라는 생각에 갇혀버릴 가능성이 높다.

5. 언제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혼란

  • 아주 가까운 친구에게만 말한다고 해도 한 번 말한 경험이 생기면, 새로운 친구나 상황에서도 매번 그걸 말해야 하나 고민하게 될 수 있다. 대부분의 ADHD환자들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남들에게 밝혀버리고 싶은 충동성이 매우 높다고 하니 아이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순간, 다른 친구들 모두에게 이야기해버릴 가능성도 매우 높다.
  • 여전히 주의력이 부족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설명하기 힘든 10살이기때문에 설명을 잘 못 하거나, 상대가 잘못 받아들이면 오히려 상황이 더 꼬일 수 있어 보인다.

단점 부분이 너무 도드라져서 사실 친구들에게 말하는 것은 뒤로 미뤄야하겠다 싶어진다.

 

 

3. 친구들에게 ADHD인 걸 계속 밝히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때문에 친구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곡해버릴 수 있다. 챗GPT도 이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다각적으로 해주었다.

 

왜 친구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할까?

아이들은 또래 친구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스스로 해석하게 됩니다:

  • 수업 중엔 얌전한데, 하교 후엔 갑자기 말이 많아지고 산만함
  • 약간 충동적인 행동 (갑자기 화내거나 튀는 행동 등)
  • 자기 할 말을 중간에 끊고 무조건 말하려는 태도
  • 대화에서 튀는 반응이나 규칙을 자주 어기는 모습

이럴 경우, 아이들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요:

“왜 OO는 이상하게 굴지?”
“학교에선 괜찮은데, 집에선 딴 사람 같아.”
“기분파인가?”
“좀 짜증나.”

아이들 세계는 단순하기 때문에, 이런 반복이 ‘이상한 친구’라는 이미지로 굳어질 위험이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꼭 ADHD를 밝히거나 설명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학교수업 중과 방과후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면 더더군다가 자기 멋대로라든가 이해못할 이상한 친구라고 판단내려버릴 수 있다.

 

4. ADHD아이가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전략

나의 걱정이 계속되자 챗GPT는 아이들과 A가 잘 지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주었다.

전략 1: 아무 말도 하지 않되, 부모나 선생님이 정서적 조율자 역할을 한다

  • 아이가 뭔가 튀는 행동을 했을 때, 부모나 선생님이 상황을 조용히 부드럽게 정리해주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의 오해를 줄일 수 있어요.
    • 예: "OO는 가끔 머릿속이 바빠서 말이 많아질 수 있어. 좀 기다려주자."
    • "오늘은 좀 힘든 하루였나 봐. 우리 모두 그런 날 있지."

이건 설명이 아니라 '이해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말이에요. 

 

이 전략의 경우 내가 또는 선생님이 상황에 존재하고 있어야한다는 한계점이 있고 이미 사실을 알고 계신 담임선생님 이외의 분들께 A의 상태를 공유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전략 2: 친구들에게 행동의 ‘이유’는 아주 간단하게만 전달

  • ADHD나 약 이야기 없이도, 이런 식으로 ‘다름’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어요.

아이 스스로 말한다면 (부담 없는 수준에서):

“난 집중이 잘 안 될 때도 있어서, 좀 말이 많아질 수 있어.”

선생님이나 보호자가 설명할 경우:

“OO는 가끔 생각이 빨리 돌아가서 산만해 보일 수 있어. 그냥 OO의 스타일일 뿐이야.”

이런 식으로 ‘다름은 있지만 이상한 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주는 게 핵심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 전략이 더 효과적일꺼라고 생각하는데, 친구들이 A의 달라진 행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 A가 스스로 내가 "좀 정신없을 땐 그럴때가 있어"라고 본인 행동의 이유를 간단하게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5. 잊지말아야할 것

아이에게 스스로의 상태를 공유하지 않은 상태라면 아이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적어도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할만한 나이가 되기전이라면(나는 올해 가을쯤라고 생각중이다. 물론 아이의 상태에 따라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친구들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친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정신없는 환경 또는 피곤할 때는 누구나 실수가 있을 수 있어. 너도 아침보단 오후에 체력이 떨어지니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친구들이 너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점에 대해 말할 때 이야기해줘. 난 좀 정신없으면 헷갈릴때가 많아. 천천히 다시 생각해볼께.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도 엄마가 가르쳐준 것처럼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찬찬히 다시 해보는 거야. 그럼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기 보단 널 이해해주거라고 생각해. 니 생각은 어때?" 하고 말이다.

 


7살에 진단을 받고 10살이 되기까지 매일매일 조금씩 수월해지고 쉬워질꺼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난이도가 높아지는 기분이다. 가뜩이나 첫애다보니 아이가 만나게 되는 세상이 확장될수록 내가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파트들도 계속 늘어나다보니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제일 사랑하는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나는 기꺼이 도울 것이라는 것이다. 조금 힘들고 어렵고 답답해도 결국 아이가 잘 될꺼라는 걸 믿으면서 말이다. 그러니, 모두 다시 한번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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