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아이가 집에서만 힘들게 한다면? 마스킹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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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아이가 집에서만 힘들게 한다면? 마스킹 이해하기

by 쌤쌔무 2024. 12. 18.

ADHD라 더 특별한 너

나의 알고리즘이 모두 ADHD로 점철되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요새 ADHD가 있는 사람들의 특성 들에 대한 쇼츠가 많이 나온다. 그 중 몇몇 가지는 맞아맞아! 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공룡손, 티라노팔 등으로 불리는 잘 때나 평소에 손목을 안으로 말아서 있는 걸 편하게 느끼는 점이 그 것이다. 의자에 앉아있을 때 나도 모르게 발가락을 모두 구부린채로 앉아있거나 운전석 옆에 앉아있을 때나 잘 때 손목을 안으로 오므린채로 허벅지 아래나 베개 밑에 넣어두는 걸 자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그게 더 편하게 느껴진다. 이것도 ADHD의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 흥미로웠다.

 

공룡손을 제외하고 가장 공감이 되었던 특성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마스킹이었다. 마스킹이 어떤 행동 들을 표현하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ADHD아이를 키울 때 마스킹을 잘 이해해야하는 이유 등을 알아보자.

 

 

 

ADHD아이가 집에서만 힘들게 한다면? 마스킹 이해하기 1. 마스킹이란?

ADHD의 마스킹이란 사회적 기대나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ADHD증상을 숨기거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행동을 조정하는 것을 뜻한다.

 

ADHD가 있는 경우 본인의 감정을 조절하거나 행동을 조절하는 걸 늘 어려워하는데 사회 생활이나 학교 생활 중 특성들이 드러나 곤란해질 것을 두려워하기 쉽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감추는 일련의 시도 들을 마스킹이라고 표현하는 듯 하다.

 

마스킹의 예시를 몇 개 들어보면,

 

1. 과잉행동 억누르기: 계속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해 얌전히 있으려고 노력한다.

2. 실수 숨기기: 잦은 실수들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과하게 미리 준비를 한다거나 방어적으로 행동한다.

3. 시간 관리의 어려움 숨기기: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극도로 조바심을 내거나 그 부분을 걱정하는 주변인에게 전혀 문제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4. 감정숨기기: 감정 조절이 어려운 ADHD가 쉽게 느끼는 불안, 초조, 짜증, 흥분, 슬픔 등의 감정을 억누르고 평온한 척 한다.

5. 다른 사람 모방하기: 스스로의 행동이 완벽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이나 말투 등을 따라한다.

 

마스킹은 어찌보면 ADHD인 것을 티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과 같다. 성인ADHD라면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본인의 ADHD적인 특성이 문제를 일으켜 지적 당하거나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던 적이 많기 때문에 이런 마스킹을 통해 최대한 자신의 문제를 감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2. 마스킹이 ADHD인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

겉보기에는 마스킹을 통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유해보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스킹은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나 역시 40대 중반이 되어 ADHD를 진단받았고 그 전에는 ADHD인지 모른 상태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낮은 주의 집중력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까 하는 걱정이 커져서 나름 강박수준으로 업무 일정이나 챙겨야 할 리스트를 과도하게 업데이트 하거나 업무 회의 등에서 내용을 놓칠까봐 온갖 신경을 곤두세워서 회의가 끝나면 녹초가 되었던 경험이 있다.

 

이렇듯 마스킹을 통해 자신의 ADHD적인 특성을 꾸준히 억누르다보면 번아웃이나 자존감저하, 우울감 등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업무가 과중되면서 스스로를 너무 채찍질하다가 번아웃을 겪었던 바 있다.

 

약물치료 등의 도움을 통해 일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마스킹을 통해 스스로를 억누르며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모습을 늘 감추게 되기 때문에 늘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진단을 받지 않은 ADHD인이라면 스스로의 행동 자체가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3. 마스킹 대처방법

스스로 마스킹을 해오고 있었다면 어찌보면 자신을 계속 채찍질해 왔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마스킹을 통해 스스로를 계속 감추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아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1. 스스로를 이해하기: 정신과 상담을 통해 ADHD진단을 받거나 진단을 받은 이후라면 스스로의 ADHD증상과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ADHD증상은 비슷해보이지만 사람마다 굉장히 다르게 나타나고 또한 생활하는 활동 반경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파악해야 마스킹을 해왔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 안전한 환경 만들기: 마스킹하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괜찮은 사람이나 환경을 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통은 부모나 배우자 등이 되는데 이런 가까운 사람에게 ADHD임을 밝히고 자신의 증상을 공유해서 굳이 마스킹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

3. 전문가 상담받기: 진단을 통해 ADHD로 인한 마스킹을 깨닫고 약물치료나 상담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한다.

4. 커뮤니티 참여하기: ADHD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스로가 마스킹을 하고 있는지 그 부분에서 어떤 부분이 스트레스가 되는지를 대화하면서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마스킹은 ADHD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처방안일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과해지만 스스로의 모습 잃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모습을 잘 들여다보고 마음을 챙겨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4. ADHD아이의 마스킹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

보통 학교나 학원, 친구들의 관계에서는 ADHD증상이 잘 관리되는 듯 보이다가 집에 돌아와 가족이나 부모, 형제 등과 함께 있을 때는 원래보다 더 증상이 심해지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아이가 평소에 집 바깥에서는 마스킹을 통해 안간힘을 쓰다가 집에 와서 마스킹이 해제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보면,

 1. 안전한 환경에서의 해방감: 학교나 친구들 사이에선 억누르던 감정과 행동을 심리적으로 더 안전하고 편안한 집이라는 장소에서는 억누를 필요가 없어지므로 증상이 더 과하게 발현되는 듯 보일 수 있다.

2. 정신적 피로: 앞서 설명했던 대로 마스킹은 스스로의 증상을 관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스스로의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려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자제력을 잃고 감정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3. 감정과 에너지의 폭발: 마스킹 자체는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일이다. 하루종일 본인의 감정이나 행동을 억눌렀다면 그 반동으로 집에서는 총동성이나 감정이 더 크게 폭발될 수 있다.

4. 낮은 부담감: 학교에선 규칙을 지켜야한다는 부담감, 친구 사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하여 억지로 마스킹을 통해 행동을 교정했다면 집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런 부담감이 덜하기 때문에 증상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이렇게 마스킹을 하다 집에 와서 원래의 증상대로 행동하다보면 아이의 이중적인 태도를 이해하기 힘든 부모나 형제는 아이에게 더 나은 태도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이미 마스킹때문에 지친 아이의 감정적인 부분을 건들여서 더 큰 감정의 폭발이나 짜증, 분노 등을 만들 수 있다.

 

 

5. 마스킹에 지친 ADHD아이에게 대처하는 방법

마스킹을 하고 있는 ADHD아이라면 아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 친구들, 또는 선생님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아이일 것이다. 스스로가 통제가 잘 되지 않고 그런 태도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부정적으로 보여진다는 것도 이미 깨닫고 있을 수 있다. 이럴때는 부모가 아이의 마스킹에 대해 잘 이해하고 그로 인해 아이가 겪고 있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1. 편안한 시간과 공간 제공하기: 아이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유롭게 눌렀던 에너지를 발산하거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 하교하자마자 바로 학원이나 공부로 아이를 밀어내기 보다는 단 몇십분이라도 아이 스스로 좀 편하게 쉬거나 놀 수 있도록 해주자. 평소에 좋아하던 활동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면 더 좋다. 

2.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주기: "밖에선 잘 하더니 왜 집에만 오면 엉망이야?"하고 아이를 탓하기 보다는 "학교에선 엄청 노력하는 거 알아. 힘들었지?"하고 아이의 입장을 공감해주는 대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통 화가 나면 짧은 단어들만 사용해서 "싫어!" "안 해" "짜증나" "왜!" 처럼 말하기 쉬운데 그때 아이의 짧은 단어 속의 속마음을 빨리 캐치해서 "속상했구나. 화가 많이 났었겠네" 등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게 구체화해서 마음을 읽어내주는 것이 좋다.

3. 마스킹 신호 알아차리기: 학교나 학원,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지나치게 조심하거나 행동을 자제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자. 과하게 마스킹을 하고 있다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거나 너무 친절하거나 너무 조심스러워보일 것이다. 

4. 전문가와 상담하기: ADHD를 잘 다루는 치료사나 상담가를 통해 아이의 감정조절이나 스트레스 해소방법에 대해 배우고 마스킹을 너무 과하게 하고 있는 아이라면 스스로의 증상을 조절해가면서 편안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약물치료와 더불어 다양한 치료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5. 집에서도 규칙과 안정감 만들기: 루틴은 아이의 일상을 잘 조절할 수 있는 키다. 일상을 잘 조절할 수록 과한 마스킹을 할 필요가 사라지고 증상의 조절 역시 수월해진다. 집에서 무질서하고 관리가 안될 수록 밖에선 그 모습을 감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므로 집에서도 일관된 규칙과 안정감을 유지하도록 루틴을 통해 관리해주자.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비춰질 지 아는 나이가 되면 마스킹 역시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과 부모의 지지가 없다면 아이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다. 내 모습을 감추지 않아도 되는 곳, 나를 이해해주는 곳이라고 집을 느끼고 일관된 루틴을 통해 조절하는 훈련을 계속 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더 건강하게 표현하면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성인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긴 세월동안 마스킹을 해 오면서 사회생활을 해왔던 것 같다. 회의만 한 번 하고 와도 녹초가 되고 낯선 공간에 가면 나도 모르게 어색해진 것들이 알고보니 마스킹이라고 생각하니 좀 씁슬하다. 그리고 내 아이 역시 밖에서는 마스킹을 통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거라고 생각하니 한없이 안쓰러워진다.

 

밖에선 잘하는데 집에선 왜 이러니? 선생님한테는 안 그러면서 왜 엄마한테는 함부로 해?라고 생각없이 혼냈던 순간이 미안해진다. 아이가 밖에서 안간힘을 다해 노력하고 왔기 때문에 집에선 조금 더 편해지고 싶었다는 걸 알게 되니 조금은 더 너그러워 질 수 있을 것 같다. 

 

마스킹을 인식하고 이해해주는 부모는 아직까진 많지 않을 것 같다. 나처럼 ADHD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안간힘을 쓰고 녹초가 되었을 때 누군가 "많이 힘들었지?"라고 말해줬다면 조금 더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

 

오늘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조금 더 따스하게 대해주어야 겠다. 너무 안간힘을 쓰지 않도록 매일의 일상을 차분히 규칙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오늘도 힘내야할 일이 많다. 숙제가 매일 늘어나지만 그래도 모두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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