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학년이 되는 A는 그나마 새학기를 두번이나 겪은데다 중간에 전학까지 한 번 다녀온 덕에 이제 새학기에 대한 부담이 좀 적은 편이다. 하지만 7살에 ADHD진단을 받고 초등입학 전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내 블로그를 꾸준히 읽어봤거나 검색을 했던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만약 나처럼 7살에 ADHD를 진단을 받고 아이가 3월부터 초등학교에 입학 할 예정인 ADHD양육자라면 지금 마음도 무겁고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 지 막막할 것 같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전문가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를 미리 진단받고 조금 앞서 아이와 초등입학을 경험해본 선배엄마의 맘으로 ADHD아이를 초등입학 시킬 때 준비하면 좋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ADHD, 초등 입학을 앞 둔 양육자에게 하고 싶은 몇 가지 조언들 1. 기본생활습관잡기
다른 것보다 제일 먼저 가르쳐야할 것은 기본생활습관이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 그리고 밤에 제 시간에 자는 것. 학교가기전에 밥 먹고 세수하고 이를 닦는 것. 유치원때 엄마가 일정부분을 닥달하면서 가르쳤다면 겨울방학동안에 이 부분을 제대로 챙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ADHD아이들은 아침에 각성이 대부분 어렵다. 그래서 제 시간에 알맞게 일어나는 루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위해선 저녁에도 너무 늦게 자기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한다.
제일 좋은 건 8시전에 활동을 거의 마무리 하고 8시쯤 목욕이나 샤워를 한 후 8시 30분쯤부터 30분정도 차분하게 책을 읽다가 9시에서 9시 30분 정도에 잠자리에 들어서 7시 30분쯤 기상하게 만드는 스케쥴이다.
학교 가는 시간을 역산해서 식사와 세수, 환복 등을 해야할 시간도 정해놓는 것이 좋다. 아침에 바쁘게 준비하다보면 엄마마음도 바빠져서 오전 내내 잔소리를 퍼붓게 될 수 있고 이는 아이가 즐겁게 학교가는 길을 방해할 수 있다.
1. 저녁에 9시 반 전에 재운다.
2. 오전에 일정한 시간에 기상, 식사, 세수 및 환복을 하도록 정한다.
2. 한글 읽기와 쓰기, 숫자와 덧셈, 뺄셈 개념
학교에서 한글 읽기와 쓰기를 예전보다는 많이 하지만 그래도 하나도 모르는 채로 보내는 것은 좋지 않다. 어느정도는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수준을 만들되, 너무 선행을 하진 않는 것을 추천한다. 주의집중력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아이가 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수업 시간 내내 딴짓이나 선생님께 지적받을 만한 부주의한 행동을 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적어도 또래 수준 정도, 자신의 이름을 쓰고 읽고, 자음과 모음 정도는 아는 수준으로 겨울방학동안에 좀 집중적으로 가르치자. 대신 아직 완벽히 떼지 못했다고 아이를 너무 닥달하지는 말자. ADHD아이들은 원래 부담감이 크면 더 일을 미루거나 하기 싫다고 하기 때문에 엄청난 칭찬과 함께 아이와 좀 즐겁게 한글 공부를 해보는 걸 추천한다.
숫자는 1에서 20정도만 알아도 1학년 수업은 충분히 진행되고 덧셈과 뺄셈과 5이내에서 더하고 빼는 수준만 하고 가도 충분하다. 다만 약물복용 전이라 주의집중력이 매우 떨어진다면 수업집중 자체가 어려워서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할 가능성도 있으니 아직 의심만 하고 진료전이라면 가장 빠르게 진료가 가능한 소아정신과를 찾아서 약물치료부터 시작하자.
1. 한글은 이름쓰고 읽기, 자음과 모음 아는 정도도 괜찮다.
2. 숫자는 1에서 20, 덧셈과 뺄셈은 1에서 5사이의 숫자정도여도 OK
3. 오히려 선행이 수업집중도를 방해한다.
3. 착석과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
약물복용 중이라면 사실 이 부분은 굉장히 크게 해결이 된다. 만약 아직 이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초등입학 후 매우 곤란해질 수 있다. 집에서라도 학교 수업시간인 40분을 기본으로 얌전히 앉아있는 연습을 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말씀하실 땐 집중해야하니 나는 말을 하지 않는다. 라는 원칙을 가르치자. 유치원에서는 아무때나 말을 해도 괜찮지만 초등학교에서는 그러면 미운털이 박힌다. 궁금하거나 하고 싶은 말은 선생님 말씀이 끝난 후 손을 들고 질문한다는 걸 꾸준히 가르치자. 엄마 아빠가 먼저 선생님 말씀은 잘 들어야한다는 말과 함께 선생님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면 아이들도 선생님에게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줄어드는 것 같다.
더불어 집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려고 할 때 아이를 진정 시키고 부모의 말을 먼저 듣도록 함께 연습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1. 초등 수업시간은 40분이다. 이 정도는 착석이 되게 연습하자.
2. 선생님이 말할 땐 말하지 않아요. 꼭 지키도록 가르치자.
4. 감정조절방법 가르치기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학교생활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단체생활이라 억울해지는 부분도 많다. 감정조절이 서툰 나이이긴 하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거치면서 이부분을 경험해봐서 잘 조절하는 경우들이 많고 여자아이들은 특히나 더 감정조절을 잘한다. 하지만 ADHD가 있고, 더군다나 남자아이라면 본인의 기분조절을 잘 하지 못해서 학기초반부터 아이들 사이에서 감정을 터뜨려서 어울리기 힘든 아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약을 복용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A도 아이가 잘못한 일도 있었고 억울한 일들도 있어서 몇번 감정조절에 실패하고 화를 크게 내거나 울어버린 일이 몇번이나 있었다. 약물이 주의집중력을 높여주다보니 더 예민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감정조절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A는 전학을 해서 그나마 학교에서 낙인효과를 경험하진 않았지만 초등 1학년때 감정조절을 어려워해서 결국 학기 내내, 그리고 다음 학년까지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경험이 조카에겐 있기 때문에 학교입학전에 사회성치료와 놀이치료를 다녔었다.
확실히 이런 치료가 도움이 되긴 하는데 효과가 나타나려면 사실 몇 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아이에게 기본적으로 내 맘대로 안되는 경우들이 학교를 다니다보면 생겨나고 이럴땐 "어쩔 수 없지 뭐"라고 생각하자고 말해주자. 그리고 전에 소개했던 다섯손가락 호흡법 등 자신에게 맞는 감정조절방법을 찾아서 격앙된 감정을 단계적으로 낮춰줄 수 있도록 도와보자.
1. 학교는 단체생활. 내 맘대로 잘 안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미리 알려주자.
2. 감정이 널뛸 때 자신만의 조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5. 선생님께 말씀 드릴까? 말까?
이미 약물치료 중이라면 가장 고민되는 부분일 것이다. 주말이나 유치원 선생님등의 반응을 살펴봤을 때 약물이 제대로 작용하고 아이의 집중력을 커버해주는 시간이 학교 수업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라면 말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아직도 ADHD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나 역시 그런 편견으로 아이와 함께 상처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 때 밝혀도 늦지 않다.
하지만 아직 약물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착석, 수업 집중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피드백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꾸준히 받고 있다면 학기초에 꼭 담임선생님께 아이의 상황을 알리고 곧 진료 및 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자.
아이에게 어려움이 있고 그걸 부모가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는 걸 어필할 수록 아이가 만드는 문제를 조금 더 원활하게 해결해주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 약물치료 중이고 효과가 있다면, 굳이 말하지 말자.
2. 약물치료 전이고 착석, 수업방해 등의 상황이 유치원 등에서 있다면 차라리 미리 말하고, 곧 진료 및 치료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이외에 초등입학 전에 준비하면 좋을 것 들에 대한 기존 글들 역시 링크한다.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너무 쫄지 말자. 약물치료 중이라면 더더욱 쫄지 말자. 잘 할꺼다. 엄마가 쫄면 아이가 그걸 느낀다.
그리고 약물치료 전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얼른 진료받고 치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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