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이 되니 공부할 것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여전히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기 죽기보다 싫어하는 A와의 공부시간은 늘 버거운 편이다. 선행학습이나 추가로 공부하는 것까진 기대하지 않는 편이다. 의사선생님도 지능이 어느정도 받쳐주기 때문에 지금 공부를 너무 강요하면 오히려 공부를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행까지 놓아버릴 수는 없는게 엄마의 마음이라 학교진도정도의 수학공부와 기본적인 영어공부만 놓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중이다.
아이도 나도 약물치료중이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 부딪히고 덜 짜증이 나지만 그래도 공부시간에는 아이와 늘 서로 날이 서있다.
하지만 4년 가까이 아이와의 공부를 매일 반복하다보니 그나마 좀 덜 싸우고 아이를 덜 자극하면서 정해진 공부량을 소화해내는 방법이 조금 쌓인 것 같다.
1. 박수치지 마라.
보통 공부하자고 하는 순간 짜증을 내면서 하기 싫어하기 마련이다. 또한 문제를 풀다가 막히거나 지루해지는 상황이 오면 화를 내거나 엄마에게 짜증의 화살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때 엄마가 같이 흥분하거나 같이 짜증으로 받아치면 100이면 100, 아이는 공부하기 싫다며 난리나는 상황이 오게 마련이다. 절대로 흥분하지 말고, 절대로 받아치지 말자.
박수는 손바닥 두개가 만나야 쳐진다. 아이의 짜증을 짜증으로 받아치는 순간 시끄러워지고 공부는 싫은 일이 되어버린다.
무조건 차분하게, 그리고 흥분하지 말고 아이의 짜증을 우선은 그냥 감정없이 바라보자. 아이는 내가 싫은 것도 아니고 나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금 ADHD로 인한 낮은 집중력으로 인해 공부에 몰입하기 어려운 것 뿐이다.
절대 화내지말고, 짜증으로 받아치지 말고, 깊게 숨을 몇 번 들이마시고 내쉰 후 아이에게 해야할 일은 해야한다고 말해주자.
만약, 이 부분이 어렵다면 아이를 치료하는 의사선생님과 상의하고 도움을 요청하라. 나 역시 이 부분이 힘들어서 선생님께 상담을 받고 검사를 통해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부모는 아이의 어려움을 돌봐주고 신경써주는 사람이지 아이의 짜증을 같이 받아치면서 더 크게 화내는 사람이 아니다. 이부분이 늘 컨트롤하기 힘들다면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2. 욕심내지 마라.
아이가 ADHD이고 공부하는 것을 너무 힘들어한다면 욕심을 내려놓는게 중요하다. 선행에 목매지 말고 현행에 집중하고 아이의 집중력이 유지되는 시간에만 짧고 굵게 공부할 수 있도록 스케쥴을 짜라.
지능이 특히 좋은 편에 속하는데 주의집중력이 낮아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좋지 않은 ADHD아이를 키우다보면 자꾸 욕심이 난다. 조금만 더 하면 또래보다 앞서나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의 욕심이 커질수록 아이는 공부를 싫어하게 되는 것 같다. 초등시절에 공부가 싫어지면 오히려 사춘기+공부량이 폭발하는 시점인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더 공부를 안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너무 욕심 내지 말자. 공부도 스포츠나 미술, 음악 처럼 어느정도 재능의 영역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학교의 수업진도를 놓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공부하도록 도와주자.
다른 아이들이 몇년씩 선행을 한다는 사실들이 우리를 압박하지만 그건 우리 아이들이 갈 길은 아니라는 걸 잊지말자.
아이의 공부의지보다 부모의 공부욕심이 앞서면 무조건 아이들은 공부를 싫어한다.
3. 선택권을 아이에게 줘라.
초등학생이니 공부하는 시간이나 공부량은 엄마가 조절해줄 필요가 있겠지만 선택권을 어느정도 아이에게 주는 것이 공부시키기 수월해지는 부분이 있다.
사실 수학을 먼저 공부하나 영어를 먼저 공부하나 이런 간단한 선택일지라도 그걸 본인이 선택한 순서대로 못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조절이 어려운 ADHD아이들은 집중력을 쉽게 잃고 짜증이 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공부할 과목의 순서를 아이가 정하게 한다거나, 격일로 하는 공부의 경우 시간표를 짤 때 아이의 의견을 받아주는 등 작은 선택권을 아이에게 줄수록 자신의 선택이다보니 더 거부감없이 공부를 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
지금부터 이런 선택을 통해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시키는 동시에 선택한 부분을 책임감있게 해내는 부분을 칭찬해주다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중요해지는 자기주도학습의 밑바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4. 자극을 줄여라
공부할 때 최대한 자극을 제거하는 게 좋다. 동생이 있다면 공부할 땐 옆에 오지 못하도록 하고 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없는게 좋다. 아이방에 장난감이나 화려한 색깔의 책들이 많이 꽂혀있다면 책상을 아이방이 아닌 곳으로 옮기는 것도 좋다.
우리집같은 경우엔 동생이 있기 때문에 A가 공부할 때는 동생이 따로 놀 수 있도록 하고 장난감이 많은 A방이 아닌 흰 벽이 있는 드레스룸에 접이식 책상을 펴놓고 공부를 한다.
일반 책상은 책이나 노트, 연필 등등 다양한 것들을 늘어놓게 되는데 접이식 책상은 공부할 때만 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공부할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게 되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오은영박사님도 ADHD아이가 공부할 때는 아무것도 없는 빈 상태에서 책만 볼 수 있는 깨끗한 방이 도움이 된다고 하셨으니 아이가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도움을 주자.
5. 매일매일 공부시간을 정해두고 지키자.
늘 이야기하지만 ADHD아이들에겐 루틴이 너무너무너무 중요하다. 공부역시 루틴화를 시키는게 엄청 중요하다.
오늘은 공부했는데 내일은 바쁘니까 놓치고 그 다음날은 조금만 또 공부하자고 하면 절대로 아이가 호락호락하게 공부를 하게 만들 수 없다.
하기 싫어도 하루에 이만큼은 정해진 시간에 해내야한다라는 루틴을 만들어주면 아이가 공부하기 싫다고 짜증을 내다가도 금새 어쩔수 없으니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다시 공부로 돌아온다.
A같은 경우엔 7살때부터 매일매일 공부시간을 정해두고 공부를 해왔고 3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주말에도 오전시간에는 조금씩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나 공부량은 나이와 상황, 학원스케쥴 등에 따라 바뀔 수는 있지만 무조건 매일 어느정도량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당연스레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만약 7살이고 취학전이라면 이 부분을 잘 고려해서 공부루틴을 잘 만들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욕심내지 말자. 그리고 아이의 짜증을 받아치지 말자. 아이가 매일매일 공부할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어주고 불필요한 자극을 줄여주자. 그리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자.
간단하지만 사실 어려운 이야기다. 나도 4년 넘게 아이와 시행착오를 무수히 겪어오며 만들어가는 중이고 마음먹는 대로 잘 되지 않아서 약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안된다고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진 말자. 엄마도 ADHD아이 키우는 건 처음으로 우린 아직 전문가가 아니니까.
대신 매일 기억하자. 우리는 아이를 잘 키워내고 싶은 거지, 고분고분하게 만들고 싶은게 아니라는 걸. 그러니 하기 싫어할 수도 있고 어렵다고 짜증을 낼 수도 있다는 거. 그러니 같이 받아치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려고 노력하자. 아이가 제일 믿는 사람은 나니까 아이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도 나니까. 아이를 더 믿고 지지해주자.
ADHD약은 공부를 잘하게 만들어주는 약이다. ADHD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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