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A의 엄마인 나, 우리 둘은 모두 ADHD이다. 4N년간 ADHD로 살아오면서 늘 느끼는 점은 "ADHD에게 잔소리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이다. 하지만 부모로써의 나는 A에게 잔소리를 참기 너무 어렵다.
나 역시 ADHD이기 때문에 주의력이 낮고 충동성이 있다. 한꺼번 해야할 일을 정리해서 순서를 정해서 말해주기 힘들고 하나하나 갑자기 생각나는 "하지 않은 일" 리스트를 모조리 쏟아내기 일쑤이며, 아이가 내 말에 바로 피드백을 주지 않으면 그 순간을 참기 힘들어서 계속 아이를 쪼아댄다.
ADHD아이들은 "짧고 간결하게"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게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ADHD아이를 키우는 ADHD부모들은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고 싶은 이 충동성을 어떻게 참아내야할까. 너무 궁금하고 답답해서 공부를 해보기로 한다.
1. 3초룰을 기억하라.
길게 말해 봤자 당신의 ADHD아이는 3초 이후에 한 당신의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니 해야할 말을 3초 안에 할 수 있도록 말하기 전에 머리속으로 내가 해야할 말의 "핵심"이 뭔지 기억하고 정리해서 말하라.
예를 들어 방이 엉망인 상황에서
"치우라고 몇 번을 말해. 여기 레고도 좀 치우고, 벗은 옷도 이렇게 두면 어떻하니? 책도 봤으면 바로바로 꽂아놓으라고 했잖아!!" 하기 보다는
"방 청소 하자!" 하고 짧고 간결하게 말하자.
물론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것이다. 그래도 덧붙이고 싶은 말들은 참아보고 다시 "지금 하자."라고 짧게 말해주도록 연습하자.
2. 때론 말 대신 다른 방법을 쓰자.
말보다는 시각적인 방법이 ADHD아이의 주목을 더 끌 수 있다. 시각적인 신호에 더 강렬히 반응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숙제가 있는 날이라면 화이트 보드 등에 해야하는 숙제의 내용을 적어서 아이가 직접 읽을 수 있게 돕자.
또는 신발을 엉망진창으로 벗고 들어오고 있다면 아무말 없이 손가락으로 신발을 가리키자. 너무 위협적이지 않게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손짓하면 아이가 알아 채고 스스로 정리를 하도록 도울 수 있다. 늘 말하지만 아이는 하기 싫어서 안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면 박수를 치는 등으로 아이의 관심을 전환 하고 그 뒤에 해야할 일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해주자. 긴 말로 아이의 감정을 흔들어놓는 것보다 아이가 더 쉽게 우리의 의도를 알아챌 것이다.
3. 한문장만 말하기
길게 말하면 아이가 나의 의도를 다 파악해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는 오히려 내 말의 의도를 헷갈리게 된다. 무조건 한문장으로 말하겠다고 생각하고 짧게 줄여보자.
예를 들어 아이가 해야할 공부를 미루고 게임이나 유튜브 등을 보고 싶어하는 상황이라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무슨 맨날 게임만 해.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이렇게 공부 안해서 다른 애들 따라갈 수 있겠어?"라고 길게 말하는 것 보단
"해야할 일을 하고 하고 싶은 걸 하자"고 짧게 말해주는 것이 좋다.
길어지는 말을 압축해서 고르고 고르다보면 아이에게 상처가 주는 말도 줄어들고 아이에게 더 단호하게 해야할 일을 인식시켜줄 수 있다.
4.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걸자
스스로 말이 많아지고 아이에게 잔소리를 퍼붓고 있는 것 같다고 느껴지면 브레이크를 걸자. 크게 심호홉을 하거나 속으로 1, 2, 3하고 숫자를 센 후 해야 할 말을 정리하고 한 문장으로 말하자.
충동성이 높은 ADHD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상황에서 금새 발작버튼이 눌려서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할 말을 구분하지 못한 채 아이에게 잔소리를 퍼붓기 마련이기 때문에 우선 아이에게 말하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하거나 한 템포를 쉬는 등 브레이크 거는 연습을 계속 해 둘 수록 아이와의 관계도 더욱 개선될 수 있다.
적어도 내 감정의 고삐를 잘 잡고 있으면 아이의 감정도 널 뛰게 되지 않는다.
5. 잔소리를 대신할 신호를 만들자.
말을 정말 줄이기 어렵다면 잔소리를 대신할 간단한 신호를 만드는 것도 좋다. 아이와 약속으로 정하는 것도 좋은데 예를 들면 "박수 두 번 짝짝!"이런 식으로 아이와 하던 일을 멈추고 엄마에게 집중하는 신호를 만들면 아이도 엄마도 화나 짜증 대신 우선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어릴때 "합죽이가 됩시다, 합!"하는 선생님 말에 모두 말을 멈췄던 것 처럼 서로의 약속이 되는 신호를 가지고 있을 땐 긴 말이 필요없이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다.
아이와 협의된 신호라면 아이 역시 더 적극적으로 반응을 할 것이기 때문에 긴 잔소리로 서로의 감정을 긁을 필요가 줄어든다.
보통 나같은 경우는 공부를 해야하거나, 방 정리를 할 때, 또는 식사 예절이 바르지 않을 때 잔소리가 길어진다. 잔소리가 늘 길어지는 상황을 살펴보면 내가 아이에게 기대하는 바를 아이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인 것 같다. 기대를 조금 낮추고 짧고 간결하게 아이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해서 아이와의 관계는 더 좋아지고 아이의 생활습관은 더 좋아지길 바래본다.
ADHD아이가 집에서만 힘들게 한다면? 마스킹 이해하기
나의 알고리즘이 모두 ADHD로 점철되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요새 ADHD가 있는 사람들의 특성 들에 대한 쇼츠가 많이 나온다. 그 중 몇몇 가지는 맞아맞아! 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kelly1817.com
ADHD아이를 혼낼 때 지켜야 할 기준
때와 왔다. ADHD아이들이 가장 증상이 조절하기 어렵고 문제가 도드라지기 시작한다는 2말3초의 시기. 보통 ADHD를 의심하지 못하다가도 초등 2학년에서 3학년을 지나면서 아이의 ADHD적인 증상들이
kelly1817.com
ADHD가 있는 부모가 ADHD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ADHD진단을 받았을 때, 사실 나는 나를 닮아서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가 보여주는 다양한 증상 들 중 일부는 내가 이미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으로부터 굉장히 많이 지적을 받았던
kelly1817.com
'ADHD와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인 ADHD, 콘서타18+폭세틴20 복용 후기(그런데 ADHD아이 양육을 곁들인) (3) | 2025.01.01 |
---|---|
나도 ADHD가 아닐까? ADHD 양육자라면 같이 치료 받는 게 좋은 이유 (1) | 2024.12.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