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그런 아이가 있다. 같은 산길을 걷더라도 넘어져서 무릎이 늘 성한 날이 없고 멀쩡하게 걷다가 혼자만 구두 굽이 맨홀뚜껑 구멍에 빠져버리고 본의아니게 늘 몸개그를 선보이게 되는 그런 아이. 그게 바로 나였다.
공부도 곧잘하고 늘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데도 여기저기 철푸덕 넘어져서 바지가 찢어지거나 팔꿈치, 손 바닥 등이 성할날이 별로 없던 나를 닮아 A도 역시나 여기저기 부딪히고 다치는 일이 잦다.
이번에는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얼굴로 넘어져 버려서 얼굴 전체 말그대로 바닥에 쓸려버렸다. 다행히 광대뼈나 머리뼈 등은 다치지 않았지만 피칠갑을 하게 되는 바람에 친구들도 모두 놀랐고 나 역시 일하다가 일터에서 바로 달려올 수 밖에 없었다.
다친 부분이 넓긴 하지만 모두 찰과상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얼굴에 흉이 질수도 있다고 하니 속이 참 쓰리다. 닮아도 하필 나를 닮아 이런것도 고대로 닮는 걸까 싶어진다.
ADHD아이들은 왜 이리 잘 다치는 건지 알아보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방법도 찾아봐야겠다.
1. ADHD아이들이 유독 잘 다치는 이유
사실 ADHD아이들은 잘 다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매우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첫번째론 역시나 주의력결핍이다. 주변상황에 쉽게 산만해지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쉽게 피할 수 있는 도로 등의 장애물도 대화중이거나 전화통화중일 때는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두번째는 과잉행동때문인데 특히나 남자아이들의 경우 잠시도 몸을 가만히 있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예를 들면 신호등을 기다리는 짧은 순간동안에도 가만히 기다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친구들 밀치거나 타고 있는 킥보드를 놓쳐버리는 등의 아찔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세번째는 충동성이다. 계획없이 무모한 행동을 순간의 충동에 의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안전한지를 전혀 따지지 않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위험한 방식으로 놀이터의 기구 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네번째는 의외로 잦은 운동협응문제이다. 일부 ADHD아이들은 운동협응능력이 부족해서 균형감각이 떨어지거나 동작이 서투르는 경우가 있다. 어릴때 두발 뛰기를 잘 못하던 조카J는 달리기를 할 때 손을 이상하게 펴고 뛰는 편인데 나 역시 어릴때 달리기를 하면 몸을 제대로 활용해서 뛰지 못해서 넘어지는 일이 많았다. 오히려 나이가 드니 달리는 자세는 더 좋아졌는데 무릎이 안 좋아서 잘 못 뛴달까?
다섯번째는 감각추구이다. 늘 낮은 도파민이 문제이기 때문에 감각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자주 하게 되고 이는 사고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2. ADHD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려면
나는 그나마 여자아이라 과잉행동이 있었어도 사회적인 압박(?)으로 인해 그나마 과한 행동을 조금 자제해야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던 것 같지만 ADHD남자아이라면 오히려 남자애들은 다 그래, 라는 인식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한 행동을 방임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ADHD이면서 과잉행동과 충동성이 높은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의 안전을 위해 신경써야할 것이다. ADHD치료를 받지 않는 ADHD환자의 경우 약물치료군과 비교하여 사망률이 2배가 높은 것을 미루어볼 때 부주의함과 충동성, 과잉행동이 사고와 큰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는 약물치료를 해야하겠지만 그 외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찾아보면,
1. 집안의 환경부터 안전하게 조성하기: 집 안의 날카롭거나 미끄러지기 쉬운 부분은 미리 안전조치를 해 놓자. 욕실 내의 욕조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깐다거나 책상이나 테이블 등의 뾰족한 부분은 안전방지장치를 꽂아놓는 등의 기본조치말이다. 또한 아이들이 장난치기 쉬운 칼이나 가위 등의 보관을 주의하고 외출할 땐 가스불 등을 잠그는 것은 기본이 될 것 같다.
2. 명확한 규칙 설정: 반복적으로 규칙을 설명하자. 빨간불엔 건너지 않는다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배운 이후로는 아이들이 잘 지키는 것 처럼 아이가 알아듣기 쉽고 명확한 단어로 안전을 위한 규칙을 말해준다. 개인적으로 꼭 알려줘야할 규칙들은 주차장에선 장난치지 않고 주위를 살핀다 와 내리막길에선 빠르게 뛰지 않는다. 이다. 의외로 사고도 많이 나고 다치는 일도 많은 순간들이 있다면 제대로 규칙을 만들고 반복해서 설명해주자.
3. 예방교육: 넘어질 수 있는 상황이나 다칠만한 상황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뜨거운 냄비나 그릇에 손을 대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나 계단을 급하게 내려가다보면 구를 수도 있다는 점 등이다. 이런것도 가르쳐줘야해? 하기 쉽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눈치도 생각도 짧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외로 진짜 몰라서 그럴때가 많다. 그러니 답답해말고 미리미리 가르쳐주자.
4. 감독강화: 초등저학년만 되도 키즈카페나 놀이터 등에 아이들끼리 놀러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사고는 엄마가 지켜보지 않을 때 위험한 행동을 하다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끼리만 놀게 하는 상황이 될 때는 안전에 대해 미리 교육하고 엄마가 함께 있는 시간에는 아이의 행동을 주의깊게 바라보다가 과해지면 제지하자.
5. 에너지 발산기회 제공: ADHD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가 사고위험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미리미리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시켜주는 것이 좋다. 특히나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하고 날씨가 추워져서 외부활동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기 힘들때는 따로 운동관련 수업을 일부러라도 시키는 것이 아이에게도 엄마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6. 사회성 치료: 놀이터에서 안전하게 놀기 위해선 친구들과의 상호협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충동을 낮추고 친구들의 의견을 조율해서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건 굉장히 높은 사회적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순서를 기다리고 안전과 규칙을 지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사회성치료를 권장한다.
7. 긍정적인 강화: 안전을 지키면서 놀 때는 크게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위험한 행동을 할 때 혼내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놀고 있을 때 그 부분을 콕 찝어 칭찬해주는 것, "오늘은 신호등앞에서 얌전히 기다리는 멋진 형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등의 접근이 아이의 행동변화를 늘 더 빨리 일으킨다.
정형외과와 응급실을 내집처럼 드나들면서 ADHD아이를 키우다보면 매일매일 가속노화가 되는 기분이다. 2말3초의 극강의 과잉행동시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가르쳐도 아이의 충동성은 치솟고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아이를 무작정 막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넘어지고 다치면서 배우는 거라지만 ADHD아이들은 그러다 진짜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조심할 것을 가르쳐야한다. 가르쳐도 이 정도인데 제대로 안 가르쳤다면 얼마나 다쳤을 지 사실 감도 안온다.
그래도 중학생이 되는 조카 J를 보면 5학년, 6학년이 되면 그나마 안전사고의 위험은 좀 줄어드는 것 같다. 물론 학군지이기도 하고 아이도 순한 편이라 그렇긴 하겠지만 말이다. A가 얼른 잘 커주길, 그리고 좀 더 순하게 자랄 수 있게 너그러운 엄마가 되야겠다. 될 수 있겠지?
ADHD아이에게 운동이 좋은 이유
얼마전 비내리는 날, 10초 남은 횡단보도를 무리하게 뛰어건너다 미끄러운 길에 속도조절에 실패한 A는 바닥에 팔을 깔고 넘어졌다. 피가 철철 났고 살점이 좀 갈린데다가 팔을 펴고 접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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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아이를 키울 때 힘든 점 7가지(초등ADHD/ADHD양육/ADHD부모)
참 많이 좋아졌다. 라고는 말하고 있지만 역시나 A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사실 매일매일이 도전이고 매일매일 리셋되는 기분이라 뭔가 남들도 이렇게까지 힘들게 키우나? 싶기도 하고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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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과잉행동이 날이 갈수록 과해진다. 폭력적이거나 위험하진 않지만 한자리에 가만히 있기 어려워하고 다리나 팔을 계속 움직이고 싶어하며 공부하는 순간에도 연필을 가만히 두지 못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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