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아이에게 전화예절 가르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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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육아 TIP

ADHD아이에게 전화예절 가르치는 법

by 쌤쌔무 2025. 1. 15.

ADHD라 더 특별한 너

 

조카 J는 우리 아들 A보다 4살이 많다. ADHD진단은 A가 더 먼저 받았지만, 사실 J가 ADHD가 아닐까하고 고민했던 건 사실 A 나이보다 훨씬 전이었다. 이런 경우라 나름 A의 진단도 A를 키우는데도 J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 있다. J가 거쳐온 길이 아무래도 A가 가는 길이 되다보니 J가 했던 행동들을 미리 눈여겨보면 A의 행동도 예측이 가능하다.

 

조카J는 늘 전화를 할 때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툭, 끊어버리는 일이 일쑤여서 내 여동생과 외할머니, 그리고 나를 모두 답답하게 만들때가 많았다. 그나마 요새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서 좀 나아졌지만 워킹맘인 내 여동생에게 할 말이 생기면 엄마가 전화를 받을 때 까지 몇번이나 전화를 걸어, 회의중인 제 엄마를 난처하게 만들거나 겨우 통화가 되어도 자기 할 말만 하고 끊는 바람에 동생이 많이 내게 하소연을 자주 했었다.

 

아니나다를까 A 역시 자신의 핸드폰이 생긴 이후로 친구들이나 아빠, 나에게 전화를 할 때 사촌형인 J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나나 남편은 아이의 상태를 잘 아니까 큰 문제가 되진 않지만 친구들에게 전화를 할 땐 너무 자기 멋대로인 모습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이 된다. 

 

그래서 아이에게 전화걸고 받을 때 지켜야할 기본 예의에 대해 말해주고 지키기로 약속했는데 그나마 요새는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그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초등 입학이나 저학년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주면서 보통 미디어 제한만 가르치게 되는데 이렇게 전화예절도 같이 가르쳐주는 것을 추천한다.

 

ADHD아이에게 전화예절 가르치는 법 1. ADHD아이들이 전화 걸고 받는 법

ADHD아이들은 전화를 걸고 받을 때 엉망진창인 경우가 많다. 몇몇 문제를 예로 들면

 

1.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다.

ADHD 아이들은 부주의하고 충동성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전화를 받는 사람의 입장을 잘 고려하기 힘들다.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친구의 스케쥴을 알면서도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바로 전화를 걸어버린다거나 엄마아빠가 일하고 있는 시간에도 자신이 통화할 일이 생기면 바로 전화기의 통화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게다가 전화를 받지 않을 땐 받을 때까지 여러번 전화를 거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2. 자기 말만 하기 바쁘다.

하고 싶은 말이나 해야할 말이 있어서 전화를 한 경우엔 상대방의 대답을 들을 여유를 가지기 힘들어한다. 원래도 고장난 라디오처럼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게 ADHD아이들의 특성 중 하나인데 직접 만나는 것보다 상대방의 피드백을 확인하기 힘든 전화상황에서는 더욱 이런 성향이 두드러진다.

 

친구에게 만나자는 약속을 할 때도 어디서, 몇시에만 자기 마음대로 말해버리고 친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고나서 왜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냐고 되묻는 경우들도 생기기 때문에 미리 전화예절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3. 아무때나 끊는다.

자기말은 쏟아내고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잘 듣지 않기 때문에 전화를 끊는 타이밍이 늘 부적절하다. 어른에게 전화를 걸었다면 어른의 대답을 듣고 인사를 드리고 끊는 것이 기본 예의이지만 조카 J도 이제야 그런식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더 어릴때는 할머니와 전화를 하고 나서 그냥 뚝,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어른들을 매우 당황시켰었다.

 

전화를 걸 일 자체가 많지 않았던 영유아 시절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친구들과 전화로 약속을 잡거나 친척들에게도 전화를 할 일들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예의를 가르쳐야할 필요가 있다.

 

ADHD아이들은 눈치와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 의도하지 않게 예의가 없게 느껴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처음 전화를 걸고 받는 일이 생길 때 아이와 이런 부분에 대한 연습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 기본적인 전화 예의 가르치기

가장 큰 틀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1. 만약 전화를 두 번 정도 걸었는데 받지 않으면 문자를 보내거나, 기다리는 거라고 가르치자.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자. 아이들이 보통 이 부분을 잘 깨닫지 못한다. 손에 늘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왜 못 받아?"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친구라면 학교나 학원 수업, 어른이라면 업무상의 회의, 미팅 등의 일이 있을 수 있고 전화기를 두고 자리를 잠시 비웠을 가능성도 있다는 걸 미리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전화가 계속 울리면 낭패가 된다는 것도 알려주자. 학교에서 수업받는데 전화기가 계속 울리면 어떨 것 같냐고 질문해보면 조금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적어도 전화를 두 번 정도 걸었는데 받지 않는다면, 지금 받을 수 없는 상황일 수 있으니 기다리거나 문자로 연락을 해달라고 보내자고 가르치자.

 

2. 전화 통화는 주고 받는 거라는 걸 가르쳐주자.

이건 평소에도 일방적인 대화만 하게 되는 일이 많은 ADHD아이들에게 말해주면 도움이 된다. 내 이야기만 주르르륵 쏟아내는 건 대화가 아니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상대방과 약속을 잡으려면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고 가능한 시간과 장소를 협의해야한다는 사실을 아직 ADHD아이들은 쉽게 깨닫기 어려운 것 같다. 특히나 아직 조금 더 어린 저학년이라면 보통 부모가 아이의 스케쥴에 맞춰서 이동하거나 조절해주는 경우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본인이 정한 시간이면 무조건 누군가와 만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나같은 경우엔 친구와 놀고 싶다면 이런 단계를 거쳐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1️⃣ 친구가 지금 놀 수 있는 상황인지 확인한다.

2️⃣ 언제까지 시간이 여유로운지 묻는다.

3️⃣ 뭐하고 놀 건지를 물어본다.

4️⃣ 어디서 볼 것인지를 정한다.

5️⃣ 몇시에 볼 것인지를 정하고 서로 동의한다..

6️⃣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는다.

 

이렇게 가르친 이후로는 아이 혼자만 주르르 이야기하고 그 때 봐~ 하고 전화를 끊는 일은 사라졌다. 적어도 친구의 확실한 대답을 다 듣기 전에는 전화를 들고 있게 되었다.

 

3.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았을 때도 예의 바르게 받기

의외로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아이들의 휴대폰 같은 경우는 엄마가 보관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그럴때 친구엄마에게 버릇없는 아이로 비춰지는 문제가 생겨날 때도 있다.

 

어른이 친구의 전화를 대신 받았을 때는 무조건 예의바른 존댓말로 "저는 A인데요. 누구 지금 놀 수 있나요?"하고 물어보라고 가르쳐주었다. 놀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아.. 알겠습니다. 끊을께요"라고 이야기해야한다고도 말해주어서 요새는 그나마 예의바르게 전화를 끊는 편이다. 예전에 한 번 "누구 없어요? 못 놀아요? 왜요?" 하고 물어보는 바람에 식은땀이 난적도 있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4. 엄마에게 전화하는 방법 알려주기

보통 엄마한테 전화를 할 때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 허락을 받거나, 어디로 이동을 하는 등 요청할 일이 많다. 이럴때도 예의를 지켜서 전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아이도 엄마와의 규칙을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인다.

1️⃣ 전화 건 목적을 제대로 밝힌다. (친구와 놀고 싶어서요. 누구네 집에 가도 되요? 등등)

2️⃣ 엄마가 허락한 경우, 몇시까지 놀고 올 것이라고 말한다.

3️⃣ 다른 일정이나 사정이 있어 허락받지 못할 경우, 전화로 짜증내지 않고 우선은 수긍하고 집에 돌아온다.

4️⃣ 지금 갈께요. 바로 갈께요. 끊을 께요. 등 본인의 대답을 확실히 한다.

 

보통 전화에선 엄마의 표정이나 행동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된다는 엄마의 대답을 무시하거나 자기멋대로 해석하는 경우들이 생겨난다. 이럴때 나중에 이런 행동에 대해 질책하면 억울하다거나 못 들었다고 응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전화예절을 배울 때 엄마와 통화할 때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미리 알려주고 가르쳐주자.

 

3. 몇가지 더 챙기면 좋은 것들.

1. 전화 예절을 아이에게 알려준 이후에도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할 때나 아빠와 전화 통화를 할 때 옆에서 모범답안을 살짝씩 알려주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잘하긴 어렵더라.

2. 엄마랑 통화를 할 때도 예절에 맞게 통화하도록 가르치자.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보통 밖에서 새기 때문이다.

3. 아이가 쉽게 전화예절을 익히기 어려워한다면 에이닷 등 통화요약 프로그램을 통해 통화 내용을 같이 확인해보거나 통화 녹음을 들려줘보자. 아이가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4. 만약 이렇게 배웠는데도 예전처럼 통화하는 습관이나 버릇이 남아있다면 전화를 끊고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꼭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치도록 말해주자. 말 안하고 넘어가면 잘 고치질 못한다.

5. 엄마가 주변 사람, 특히 남편에게 전화할 때도 예절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


ADHD아이를 키우다보면 별 걸 다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너무 답답해서 이런것도 모를까요? 하고 놀이치료 선생님께 반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선생님이 말씀해줬던 대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몰라요. 아이잖아요. 그리고 ADHD가 있으니 더 어려워요."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아이의 시선에선 아직 어렵다. 그런데 또 또래 나이에 곱하기 0.7은 해줘야 비슷해지는 ADHD아이라면 어려울 수 있겠다. 이제 10살, 그럼 ADHD나이로 환산하면 7살. 전화예절을 배우기엔 확실히 아직 어릴 나이다.

 

그래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요샌 제법 친구들과 약속도 잘 잡고 인사도 잘 하고 전화를 끊는다. 아빠에게 전화를 걸 때도 받지 않으시면 아빠 바쁜가보다 하며 미리 끊기도 한다. 모르면 가르치고 잘 못지키면 다시 일깨워주자. 그게 부모의 도리지 않은가? 그게 힘들다면 나처럼 정신건강의학과를 한 번 찾아가서 도움을 받는 것도 추천이다. 마음이 훨씬 너그러워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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