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루틴의 힘이 ADHD아이를 바꾼다.

ADHD라 더 특별한 너

2학년인 A는 하교하고 몇 분 쉬고 공부하기 시작한지 3년이 되어간다. 방과후 수업이 뒤늦게 시작되면서 스케쥴이 조금 꼬일뻔했지만 다행히 학원 스케쥴이 조정가능하다고 하셔서 방과후 수업 마치고도 나와 공부를 1시간 가량 한다.

 

공부루틴을 1시간 아이와 만들고 나서 제일 좋은 점은 아이와 싸울일, 즉 왜 공부해야돼? 공부 조금 있다 하면 안돼? 힘들어, 피곤해, 놀래 라는 말에 일일히 응대하고 설득하고 으름장놓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월수금은 학교 수업 끝나고 조금 쉬었다가 1시간, 화목은 방과후까지 마치고 거의 바로 1시간, 이렇게 공부를 마치고 태권도와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 스케쥴이 이제 좀 루틴화 되었는데 곧 여름방학이라는 복병이 나타난다.

 

저항없이 해오던 공부시간을 아마도 엄청난 저항과 함께 다시 루틴화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말이다. 아이가 변화된 일정에 적응하고 나면 다시 또 개학이 될 예정이라 원래상태로 다시 또 루틴을 조정해야하고 그 말은 또 나와 아이의 신경전이 가을까진 이어질꺼란 말이다.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쌓이는 기분이다. 게다가 요샌 또 조금 잠잠했던 충동성도 고개를 들고 있는 중이라 여러모로 긴장이 되고 예민해서 아이와 루틴을 새로 만들 때 서로 감정이 상할까봐 미리부터 걱정이 된다.

 

하지만 루틴만들기는 ADHD아이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부분이기 때문에 놓칠 순 없다. 왜 루틴만들기가 그렇게 중요한지 한 번 알아보고 마음을 다잡아보자.

 

반복되는 루틴의 힘이 ADHD아이를 바꾼다. 1. 과잉행동감

ADHD들은 낮은 주의집중력과 높은 충동성으로 인해 일상의 행동들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한다. 루틴만들기는 이런 ADHD아이들의 행동을 안정시켜 일상을 유지시켜준다.

 

• 예측 가능성: 일관된 루틴은 ADHD아이들에게 예측 가능한 구조를 제공하여 불안과 과잉행동을 잠재우는데 도움이 된다. 정해진 루틴 속에서는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부모가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지 충분히 예측가능하기 때문이다.
• 충동성 감소: 이런 구조화된 활동들은 ADHD아이들의 충동성을 억제해서 보다 신중하게 본인이 해야할 역할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주어 좀 더 차분하고 신중하게 만들어준다. 

2. 정서적 안정

루틴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가 앞으로 해야할 일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거나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불안한 감정이나 당황스러운 상황은 ADHD아이들의 증세를 강화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관된 루틴을 유지하면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기 쉽다.

 

• 낮은부담감: 루틴은 익숙함과 안정감을 제공하며 이는 특히 ADHD가 있는 아이들에겐 편안함을 줄 수 있다. 다음일정에 무엇을 할지 이미 알고 있는 것 만으로도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낸 채로 자신의 행동에 통제력을 가지기 훨씬 수월해진다.
• 기분 개선: 규칙적인 수면 및 식사 시간을 포함한 일관된 루틴은 아이의 감정 기복을 키우는 자극을 줄이기 때문에 일상을 보내는 아이의 심리상태를 안정시켜 기분을 개선시킨다.

3. 학업적 성과

특히 이런 일관된 루틴은 ADHD아이들이 공부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은 만국 아이들의 공통점이겠지만 특히나 주의력이 부족하고 관심사가 어디로 튈지 몰라 집행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ADHD아이들에게는 더 어려운 것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부시간 자체와 해야할 공부의 순서 등을 루틴화 하면 아이들이 조금 더 쉽게 공부를 시작할 수 있고 해야할 공부를 마치는 것 역시 조금 더 수월해진다.

 

• 향상된 집중력 및 주의력: 루틴은 규칙적인 학습 시간을 설정하고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며 숙제 및 학습 활동 중에 더 나은 집중력과 주의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간 관리 기술: 일정을 따르는 방법을 배우면 시간맹이 있는 ADHD 아이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시간 관리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공부와 숙제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

4. 사회성 향상

루틴은 때론 사회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예측한 가능한 상황에서 늘 하던 방식으로 수업을 받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상황을 루틴화하면 아이 자체의 심리적 안정이 된 상태에서 부족한 사회성을 늘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 일관적인 사회적 상호 작용: 정기적으로 계획된 사회 활동(예: 축구수업, 태권도수업, 또는 여럿이 함께 하는 다양한 수업 들)은 아이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사회적 기술을 연습하고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경계 이해: 루틴은 다양한 환경에서의 행동에 대한 일관된 기대를 제공함으로써 낮은 주의력으로 인해 사회적 규범과 경계를 익히기 어려워하는 ADHD아이들이 이런 규범과 경계를 배워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5. 신체 건강 개선

특히나 생활습관과 관련된 루틴은 ADHD아이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수면문제나 식습관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규칙적인 수면 패턴: 일관된 취침 시간 습관은 전반적인 건강과 인지 기능에 중요한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족하고 낮은 질의 수면이 ADHD증상을 더 강화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면시간에 대한 루틴을 만들어두면 증상 개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건강한 식습관: 정기적인 식사 시간은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고 충동적인 식사와 관련된 문제를 예방한다. 음식에 대한 충동이 큰 ADHD아이들은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럴때는 간식시간을 제한하고 식사시간을 지키는 루틴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6. 부모의 스트레스 완화

사실, 이게 가장 크다. 루틴을 만들면 ADHD아이도 편안해지지만 ADHD주양육자 역시 스트레스가 상당히 많이 감소한다. 일관된 루틴이 없을 때는 아이가 하루에 해야할 일들을 하게 만드는 데 거의 모든 에너지를 쏟게 되지만 루틴을 만들고 나서부터는 정해진 루틴을 해내는지 관리 감독만 하면 되기 때문에 주양육자의 스트레스가 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 부모의 스트레스 감소: 예측 가능한 일과를 통해 아이와의 주도권 무제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아이의 문제행동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다음 일정에 대한 압박감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아이가 루틴안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하게 도와주면 되기 때문에 아이와 싸울필요가 없어진다.
• 가족관계개선: 루틴을 통해 아이가 예상 가능한 일정을 가지게 되면 부모도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혼낼 필요가 줄어들고 이는 가족 내부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 아이가 루틴을 잘 해낼수록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가고 이는 아이가 부모와의 유대감을 키우며 스스로에 대한 자아상을 높여 가족관계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7. 루틴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

이런 루틴 만드는 것은 사실 쉽진 않다. 적어도 일주일, 길게는 3달까지는 반복해야 루틴화가 되고 아이 역시 루틴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그래도 조금 더 쉽게 루틴을 만들고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몇가지 있다.

 

1. 아이가 참여하게 만든다 - 방학 때 하루 계획표도 스스로 짜면 본인의 하루일정을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이 처럼 아이가 스스로 참여해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 때 아이에게 발언권을 주고 일부를 받아들여주자.
2. 눈에 보이게 만들자 - 차트나 달력,계획표, 알람 등 다양한 시각적 도구를 사용하여 아이가 루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성공하는 루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3. 일관성을 지키자 - 생활습관에 대한 루틴의 경우에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최대한 일관되게 루틴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게 도움이 된다. 특히 수면시간 등은 주말에는 늦잠을 허용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루틴을 지키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공부라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정해진 시간에 하도록 하고 생활습관에 관련된 루틴이라면 매일 지키게 하자.
4. 유연성도 잊지말자 -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것이 루틴이기는 하지만, 루틴 자체를 지켜야한다는 것에 너무 매몰되면 아이가 지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이의 신체적인 컨디션이나 요구사항 등을 묵살하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나처럼 방학의 경우에는 루틴 일정을 변경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면 기존 루틴의 변화가 필요하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늘 아이의 상태와 상황을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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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은 ADHD아이의 일상을 지키는 힘이다. 일반적인 아이들에 비해 루틴을 만들어주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루틴화하는 과정에서 아이와 감정이 상하기도 쉽고 아이도 힘들어하는 일이 많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놓으면 엄마도 아이도 훨씬 편해지기 때문에 꼭 만들어줘야한다.

 

아이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 루틴만들기는 일상을 구조화해야하고 반복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그 과정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므로 버티고 가르쳐보자.

 

대신, 조급해하지 말 것. 오늘은 안될 꺼고 내일도 힘들꺼다. 다음주도 장담하기 어렵고 다음달에도 긴가민가할 것이다. 하지만 석달이 지나고 육개월이 지나면 보일것이다. 스스로 해내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지치지말자. 해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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