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똑똑하다, 영특하다 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초등학교 들어가서 공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말도 잘하고 말귀도 잘 알아듣는데 구구단을 잘 못 외우거나 받아쓰기에서 늘 실수가 있다거나 하는 형태로 말이다.
지능이 떨어지거나 이해도가 부족한게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의 이름과 변신과정, 주변 인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줄줄 외우면서 구구단은 잘 못 외우는 그런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면 ADHD를 한 번 의심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ADHD는 평균 지능 이상의 아이도 구구단외우는 걸 힘들게 만들고 평소에는 줄줄 읽었던 받침 글자도 시험볼 때는 헷갈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구구단을 배우고 숙제로 구구단 외우기가 시작되는 초등학교 2학년 시기가 ADHD아이와 엄마에겐 가장 스트레스받는 시기라고 본다. 다른 아이들은 몇 일 고생하면 외우는 구구단을 몇일씩 외워도 완전 암기가 어렵고 구구단의 원리를 알고 있지만 순서대로 말하는 건 버벅대거나 어려워하는 모습에 엄마도 아이도 좌절하고 지치게 된다.
왜 이런 일들이 ADHD아이들에게 벌어지는 지 한 번 정리해본다.
아이가 구구단 외우기를 어려워한다면 ADHD를 의심하세요. 1. 작업기억이 부족해서
ADHD는 일반적으로 작업 기억에 손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작업 기억은 짧은 기간 동안 정보를 유지하고 조작하는 능력이라 방금 보았던 것을 바로 기억해내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면 누군가 불러주는 전화번호를 외우거나 비행기에서 구명조끼를 입는 방법을 듣고 바로 떠올리기 힘들다면 작업기억에 손상 또는 저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구단을 외우는 것은 숫자 정보와 순서를 유지하는 것을 요구하며, 이는 작업기억이 부족한 ADHD를 가진 아이들에게 특히 어려울 수 있다.
A의 경우에도 지능은 115에 평균 상을 보이지만 작업기억은 보통보다 낮은 수준이라 방금전에 보고 들은 것을 되살려내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 작업기억이 좋은 친구라면 시험보기전 벼락치기를 해도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지만 작업기억이 낮은 경우에는 시험 기간 전부터 수업내용을 장기기억이 될 수 있게 미리 공부해두어야 기억을 해낼 수 있다.
2. 부주의 해서
부주의는 ADHD의 핵심 증상 중 하나다. 특히나 ADHD 아이들은 구구단 외우기처럼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작업을 할 때 주의력을 쉽게 잃어버린다. 쉽게 산만해지고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지며 구구단 자체를 2단부터 9단까지 쭉 읽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구구단 자체를 완전히 외우는 일 자체가 어렵다.
이럴 때는 아이의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도록 주변의 관심을 끌만한 것들을 최대한 배재하고 외워야할 것에만 주의가 집중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3. 충동성이 높아서
충동성이 있는 ADHD 아이들은 루틴이나 구조화된 정보를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구구단 자체를 읽고 외우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기 쉽다. 2단에서 5단까지 정도 읽어내다가 6단부터는 대충 읽거나 외워야하는 상황 자체를 벗어나려고 하거나 다른 놀이 등으로 전화하고 싶은 마음에 끝까지 읽는 것 자체를 어려워한다.
이럴때는 외워야할 것들을 잘게 쪼개서 하나씩 시도하고 성공했을 때 칭찬하면서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동기부여가 안되서
지루한 걸 못 참는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재미없는 구구단 외우기에 동기 부여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내적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걸 왜 해야돼?" 하고 반문하면서 포기하기 쉽다.
그럴때는 가벼운 보상 등을 활용하여 아이가 구구단을 외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2단을 외우면 500원, 3~5단은 1000원, 6단부터 9단까지 다 외우면 5000원! 이렇게 아이가 혹할만한 보상을 올려놓고 외우도록 하면 아이에겐 이기고 싶은 게임처럼 느껴져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이런 보상을 쓰는것이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과 달리 보상을 활용하면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고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ADHD아이들이므로 적절한 보상은 필수라고 본다.
5. 조직화 기술이 부족해서
ADHD는 조직화 기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아이들이 효과적인 학습 루틴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직화 기술이란 개인이 작업과 활동을 효과적으로 계획, 구성 및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은 효율적인 학습과 기능, 특히 구구단 암기처럼 일관된 연습과 반복이 필요한 작업에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무언가를 더 쉽게 만드는 방법을 구상해내는 것인데 우선순위를 정리하고 순서를 만들고 목표를 설정하고 이런 모든 것들을 해내기 위해선 조직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ADHD는 주의력저하와 충동성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 해 이런 조직화기술을 스스로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이런 어려움이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구구단의 경우 규칙적인 리듬을 통해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반복학습을 해야 구구단 전체를 쉽게 외울 수 있는데 이런 학습 자체는 ADHD아이들에게 제일 어렵게 느껴진다.
이럴때는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함께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구구단을 바로 외우기, 거꾸로 외우기 숙제를 내어주었더라도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아이 수준에 맞는 속도와 기준을 찾고 그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A 같은 경우는 구구단을 무작정 외우기 보다는 곱하기의 구조를 이해하고 속도가 느리더라도 다음 수가 얼마인지 천천히 기억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6. 좌절의 경험이 쌓여서
ADHD를 가진 아이들은 특히 반복된 실패나 학업 작업에서의 어려움을 겪은 경우 더 높은 수준의 좌절감과 불안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적 스트레스는 집중력과 암기 능력을 더욱 방해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과의 비교, 또는 쪽지시험 결과 등에서 좌절을 겪었던 경우가 많으면 더 커지는데 구구단을 외우다가 잊어버리거나 삐끗하면 "역시 난 안돼" "난 원래 못해!" 이런 식으로 본인의 능력을 깎아내리면서 포기를 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이럴때일수록 부모님의 역할이 매우 크다. 너는 할 수 있다. 잘 할 수 있는 아이다. 어려움이 있으니 더 노력해보자. 엄마는 너를 믿는다. 니가 구구단 외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걸 알지만 다른 많은 것들을 해냈던 것 처럼 구구단도 시간이 걸릴 뿐이지 해낼 수 있는 거다. 이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아이를 응원하고 2단이라도 완벽하게 외웠을 때 아이의 노력과 성취를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나 ADHD아이들은 칭찬에 약하고 칭찬으로 통해서 더 발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엄마는 아이의 치어리더다! 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아이를 응원하고 칭찬하자.
사실 구구단을 굳이 외울필요가 있을가 싶다. 복잡한 계산은 AI가 다 해줄 것이고 구구단은 원리만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학교에선 구구단 시험을 본다고 하고 아이는 친구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리고 구구단을 외워두면 아무래도 복잡한 곱셈을 배우게 될 앞으로의 공부에도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나는 아이와 오늘도 구구단을 외워본다.
ADHD아이들은 특교자의 신분도 될 수 없고 학교 수업이 어려워도 큰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본인의 진짜 실력보다 낮은 시험성적을 받아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 외국 같은 경우는 ADHD아이들의 경우 시험시간을 더 배정받거나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다른 아이들 시험볼 때 우리 아이가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일이 더 크지 어떤 도움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의 과잉행동으로 수업에 방해를 주는 일 이외에도 아이 스스로 수업내용에 집중하고 구구단 등을 외우고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배려받는 것을 기대하는 것 역시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쉽게 좌절의 기억을 쌓고 성공의 기억에선 멀어진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도 아이를 응원하며 열심히 아이가 자신의 몫을 해내도록 이끌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서 더 예쁜 우리 아이들을 위해 힘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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