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지는 이미 1년 반이 되어간다. 1년 단위로 치료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이번 글로 정리해보려한다. A는 약물치료와 놀이치료, 사회성 치료를 병행해왔고 올해 12월로 놀이치료와 사회성치료를 종료할 예정이다. 놀이치료를 사실 그전부터 종료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고 사회성치료는 조금 더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견이셨지만 놀이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회성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는 아이의 의견도 있었고 아무래도 2학년이 되면 공부해야할 것도 늘어나기 때문에 우선 새학기가 되는 3월을 지나보고 문제가 또 발생되면 다시 진행하는 것으로 선생님과 이야기를 조율해둔 상태이다.
1. ADHD 1년 치료비 정산_약물치료
A는 1년동안 총 5번의 병원 진료를 받았다. 치료를 작년에 시작했고 검사 등 역시 작년에 이미 마친 상태에서 아이의 체중과 현재 상황에 맞는 약물용량만 조금씩 조절했기 때문에 순수 치료비와 약값만 나왔다고 볼 수 있겠다. 개인병원이나 3차병원은 아니고 2차병원이다. 1월, 3월, 6월, 9월, 12월 이렇게 총 5회를 방문했고 방문시마다 진료비는 22,100원이 나왔다.
약값의 경우 1달치를 따져보면 20,900원 정도가 나온다. A는 메디키넷과 아빌리파이, 졸로푸트 이렇게 3가지 종류의 약을 먹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나왔을 수 있겠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진료와 1년치 약물치료 비용을 총 합산해보면 진료비용은 110,500원, 약물치료비용은 250,800으로 총 361,300원이 들었다.
ADHD 치료 중에 제일 효과적인 치료가 약물치료이고 뒤에 놀이치료와 사회성치료의 비용을 고려할 때 1달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드는 약물치료가 제일 가성비가 높은 치료라고 볼 수 있겠다.
메디키넷을 복용중이고 오전 8시에 복용하여 오후 2시쯤되면 약효가 사라지므로 이른 오전과 늦은 오후부터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때문에 아이와의 늦은 오후와 저녁 시간은 좀 버겁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내년부터는 아이의 학습량을 고려해서 콘서타로 변경을 할 예정이다. 콘서타의 경우 메디키넷보다는 약물이 늦게 올라오는대신 더 길게 약효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조금은 덜 스트레스받으면서 아이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메디키넷보다 부작용은 덜하고 효과는 조금 더 좋기를 기대해본다.
담당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메디키넷보다는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주셔서 우선은 1월 초에 다시 병원에 방문하여 콘서타 최저용량으로 다시 약물을 조절하고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이 어느정도 잡히는지, 학업집중도는 어느정도 올라오는지 체크하면서 용량을 높일지 결정할 예정이라 내년초에는 병원을 조금 더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2. ADHD 1년 치료비 정산_놀이치료
놀이치료의 경우 나는 운좋게도 복지관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치료하는 중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치료비용이 훨씬 저렴한 편이었다. 물론 중간에 치료비가 인상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40분수업에 부모상담 10분이 짧다고 볼 수도 있지만 나와 A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놀이치료를 통해 ADHD아이를 이해하고 어떤 방향으로 키워내는 게 좋은지에 대한 수많은 고민을 함께 할 멘토를 만난 기분이었기 때문에 사실 아직도 놀이치료를 더 하고 싶긴 하다.
아이는 선생님과 라뽀가 정말 많이 쌓여서 나에게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도 선생님께는 쉽게 털어놓아 내가 보지 못했던 아이의 어려움을 선생님께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그 과정에서 아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도 배우게 되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도 처음 놀이치료를 시작할 때 자신의 감정상태가 어떤 상태였는지 되돌아보며 1년 반 넘게 이어온 치료가 효과적이었다고 말해주었다. 놀이치료를 종료하게 될꺼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다시 예전처럼 감정조절을 하기 어려울까봐 걱정했지만 그동안 선생님과 함께 노력한 시간이 있으니 괜찮을꺼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걱정을 하지 않고 더 노력해보기로 선생님과 다짐했다.
정말 많은 것을 얻은 시간이었지만 종료하기로 한 이유는 우선 아이의 눈에 띄던 문제행동들(분노/감정조절 어려움 등등)이 많이 줄어들은데다가 아이의 그런 문제 행동이 가끔 나와도 나와 남편이 예전보다 아이의 문제를 다루는데 능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이유들은 아무리 저렴해도 주 1회의 비용이 적지는 않고 집에서 30분 가량 자차로 운전해서 방문해야하는 지라 부담이 된다 등이 있었다.
놀이치료는 1월에서 5월까지는 주 1회 30,000원의 가격에 진행했고 6월부터 12월까지는 주 1회 40,000원의 가격으로 진행되었다. 30,000원씩X20회+40,000원씩X30회 진행으로 총 1,800,000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3. ADHD 1년 치료비 정산_사회성치료
사회성치료는 여전히 계속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우선은 종료하기로 했지만 아이가 2학년을 맞이하면 새로 개교하는 학교로 옮길 예정이고 새로운 선생님과 환경이 또 아이에게 어떤 트리거가 되어 문제가 발생할 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겨울방학동안 쉬고 3월까지 다녀본 후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물론 그 사이에 사회성치료의 인원이 다 차버리면 그마저도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회성치료를 통해 아이는 자신이 친구관계에서 어떤 포인트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놀이가 진행되지 않을 때 생겨나는 짜증과 화가 친구들을 불편하게 하고 그로 인해 사이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배웠고 그럴때 본인의 감정을 스스로 추스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불편한 감정을 더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방법을 배웠다.
사실 앞으로도 조금 더 진행하면 좋겠다는 선생님의 의견이 있기는 해서 마음이 조금 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비용도 그렇고 30분 넘게 가야하는 이동시간도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라 우선은 놀이치료를 종료하면서 같이 종료하기로 했다.
사회성치료는 5월까지는 주 1회 30,000원의 가격에 진행했고 6월부터 12월까지는 주 1회 40,000원의 가격으로 진행되었다. 30,000원씩X3회+40,000원씩X30회 진행으로 총 1,290,000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3. ADHD 1년 치료비 정산_총합
그래서 1년간 아이의 ADHD 치료비로만 쓴 비용을 정리해보면,
- 병원진료비: 110,500원
- 약물치료비: 250,800원
- 놀이치료비: 1,800,000원(12개월)
- 사회성치료비: 1,290,000원(8개월)
총 합이 3,451,300원이다.
나는 일반 센터가 아닌 복지관에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저렴한 편이라는 걸 기억하자. 일반센터의 경우 주 1회, 1회당 비용이 적어도 6만원에서 9만원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정말 비싸다..
그리고 만약 처음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풀배터리검사 나 CAT검사료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나는 작년에 받았기 때문에 올해는 검사료명목으로는 비용이 0이다.
여기에는 병원진료나 다른 치료를 위한 교통비(기름값), 그외에 효과를 기대하고 먹였던 다양한 영양제들(마그네슘, 포커스팩터, 유산균, L-테아닌, 철분, 오메가3)등등의 비용은 완전히 제외된 비용이다. 사실 영양제 비용만 한달에 3~4만원은 이상 드는 것 같다. 동생이랑 나눠먹일때도 있어서 A만을 위한 비용으로 정리하긴 좀 애매하다.
매달 나갈때는 사실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꽤 부담이 되는 비용이다. 이 비용만 아니었어도 아이에게 학원 한 개 정도는 더 다녀서 무언가를 더 가르쳤을 수도 있겠다 싶어지지만 그래도 놀이치료나 사회성치료비용이 아깝지는 않다. 아이가 그만큼 배운것도 있고 마음도 확실히 편해졌기 때문이다. 나 또한 아이의 어려움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어 어떤 방식으로 도와줄 수 있는지를 배웠기 때문에 다시 1년을 되돌려 이런 치료들을 시작할꺼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2년을 되돌려 7살부터 받게 해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치료비때문에 ADHD치료를 머뭇거리고 있는 부모들이 있다면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ADHD치료비를 우선 알아보고 소아정신과 진료와 약물치료라도 먼저 시작하길 권하고 싶다. 소득수준과 아이의 상태에 따라 우리아이심리지원 바우처 등을 지원받으면 놀이치료나 사회성치료도 저렴한 비용에 가능해진다고 하지만 놀이치료와 사회성치료는 약물치료없이 받으면 사실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약물치료를 기반으로 아이가 받아왔던 부정적인 피드백을 확 줄이고 자존감을 높이고 그 위에 놀이치료나 사회성치료가 함께 동반되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하니 우선은 약물치료가 1번이다.
그리고 놀이치료와 사회성치료 역시 4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배우고 고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하셨다. 그 시간동안 배운 것을 아이와 부모가 남은 일주일동안 잊지않고 기억하고 계속 실천해나가는 노력이 없으면 그냥 버리는 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상담시간을 활용해 일주일동안 아이에게 일어났던 이벤트와 거기에서 나왔던 어려움들을 털어놓고 다음에 그런일이 생긴다면, 또는 앞으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하는지 배우고 기억해 아이에게 적용하는 노력이 있어야 아이도 부모도 변할 수 있다.
물론 ADHD아이들의 상태는 맑았다흐렸다를 반복한다. A 역시 1년전에 비하면 정말 화나 짜증도 덜 내고 나의 말을 잘 듣는 편이지만 자라면서 자기 생각이 강해지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험한 말표현도 배워오는 등 날마다 새로운 미션이 늘어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고 있고 놀이치료와 사회성치료를 통해 배워온 것들을 잊지않고 실천하면서 더 나아질것이라고 믿는다.
내년엔 약물도 변하고 든든했던 놀이치료 선생님의 멘토링도 없을꺼라고 생각하니 긴장감이 몰려오지만 우선 나의 마믐이 편해야 아이도 편해지니까 느긋한 마음을 먹어보기로 한다. 다시 한 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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