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육아' 태그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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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육아13

맑았다 흐렸다. 아빠와 A 사이 남편은 A에게 늘 각별했다. 늦은 결혼에 아이 생각은 없던 남편은 A가 태어나고 나서 아이가 주는 행복감은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늘 내게 말하곤 했다. 육아도 많이 도와주고 A와 늘 함께 놀아주는 좋은 아빠였다. 과거형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좋은 아빠였다. 정말. 하지만 동생 C가 태어나고 A의 문제행동들이 두드러지면서 나도 남편도 아이에게 날카로운 말을 던지는 일이 많아졌고 결국 소아정신과를 방문해 아이가 ADHD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남편은 "그래 원인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좋아지는 일만 남은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인을 안다고 아이의 모든 행동에 너그러워지긴 쉽지 않았다. 남편도 나도 그 때는 7살의 A가 보이는 행동이 우리가 예상하는 거슬리는 행동의 대부분일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2023. 5. 16.
나는 어떤 상황에서 아이에 대한 화를 참지 못하는 가? 나의 하루는 메디키넷의 약효가 있는 시간과 없는 시간으로 두 동강이 나 있다. 약효가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에는 아직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둘째 C를 돌보며 집안일과 나의 업무를 처리한다. (프리랜서로 업무가 생길때마다 처리하는 식이라 매일 바쁘진 않다.) 그리고 A가 약효가 없는 시간 동안에는 C를 낮잠 재우고 A와 함께 공부하며 저녁준비를 하는 게 매일 거의 반복되는 일상이다. 메디키넷의 약효가 없는 시간=집에서 나와 보내는 시간인지라 그 시간 내내 나는 나의 지시를 수행하지 않거나 본인의 놀이가 잘 풀리지 않으면 짜증을 내거나 해야할 일 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하겠다고 우기는 A와 원만하게 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A가 ADHD라는 사실을 알고나서부.. 2023. 5. 12.
ADHD 주양육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 A가 ADHD 판정을 받은 이후로 엄마인 내가 느낀 감정 중 가장 큰 것은 답답함이었다. 원하는 정보가 없는 답답함과 엄마의 잔소리가 먹히지 않는 답답함이 아닌 어디가서 털어놓을 곳이 없는 답답함이 제일 컸다. 친한 친구에게 말을 해봐도 ADHD라는 병과 A의 상태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이라 '힘들겠다' '어떡하니' 정도의 피드백에 그치기 마련이었고 친정부모님에게는 그나마 지금은 좀 덜하시지만 '누굴 닮아 그러니..' '무슨 병원을 보내?' 하는 차가운 반응이 돌아왔다. A의 친한 친구 엄마에게도 털어놓았었지만 사실 A와 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질까봐 미리 털어놓은 개념이었어서 대화가 깊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웠다. A에 대해 잘 알고 ADHD에 잘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느끼는 이 다양한 감정들 (아이.. 2023. 4. 16.
내 아이의 행동, ADHD때문일까? 아닐까? 말을 안 듣고 짜증을 내고 떼를 부리고 우기고 화를 터트리고... ADHD 판정을 받기 전, A가 저런 행동을 보이면 '도대체 왜 저러지? 남자애는 키우기 어렵다더니 그런 건가"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또래보다 키우기 많이 어려운 녀석은 아니었다. 풀 배터리 검사 결과로는 꽤 예민한 아이로 나왔지만 나는 키우면서 예민한지 잘 몰랐었다. 신생아 때부터 누워서 자지 않았고 안아서 재우다가 잠들면 숨을 멈추고 아주 천천히 내려놓고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빠져나와야 겨우 재울 수 있었지만 첫 아이니까 다 그런 줄 알았다. 둘째를 키워보고 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누워서 토닥거리면 스르르 잠들 수도 있는 거라는 걸 알았지... 원하는 반찬만 먹고 싶어 하고 맘에 안 드는 음식을 먹다가 토하거나 통으로..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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