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키넷 주말단약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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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A

메디키넷 주말단약 후기

by 쌤쌔무 2023. 4. 17.

ADHD라 더 특별한 너

주말단약을 허락받고 

 

2번의 주말이 지나갔다.

 

일요일 하루만

 

아빌리파이와 졸로푸트는

 

그대로 유지한 채

 

메디키넷만 단약했다.

 

첫번째 일요일은 

 

오후 2시에 캠핑장에 가는 스케쥴.

 

오전부터 캠핑장 가기전까지는

 

집에서 머물렀다.

 

 

확실히 약을 먹였던 날보다

 

산만하고 쉽게 흥분했다.

 

동생과 장난을 치느라

 

나의 제지가 잘 먹히지 않았고

 

아빠에게 결국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는 걸로

 

조금 혼이 났다.

 

(남편도 나도 아이의 ADHD를 알게 된 후로는

 

혼을 내더라도 예전처럼 심하게

 

혼내지 않는다.

 

그게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수차례 경험해봐서 알기 때문이다.)

 

평소 약을 먹는 비슷한 주말 스케쥴이었다면

 

A는 집 안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놀고 싶어.. 뭐하고 놀지..

 

하며 오후에 나가는 스케쥴에

 

불만을 터뜨렸을 것이다.

 

나는 나가기 싫어, 집에서 놀래 

 

하면서 외출 자체를 꺼렸었다.

 

하지만 오후에 사촌형 J와의 캠핑이

 

약속되어 있다는 걸 알고서

 

기대가 엄청 되는지

 

흥분상태로 언제 갈껀지,

 

뭐하고 놀껀지를 5분마다 물어보며

 

입실 시간 2시도 되기전에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다.

 

그 이후로는 메디키넷을 복용했다하더라도

 

이미 약효가 끝났을 시간이라

 

오전과 비슷하게 즐겁고 신나는 수준이었다.

 

 

가장 큰 차이를 느꼈던 건

 

두번째 일요일.

 

바로 어제였다.

 

아이와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메디키넷을 복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이에겐 다양한 체험활동이 

 

필요한 시기인데

 

불안을 키우는 메디키넷의

 

부작용이

 

외출에 대한 두려움과

 

낯선 상황에서의 위축이 키워서

 

아이의 체험활동을 늘 방해한다는 점이었다.

 

메디키넷을 복용한 상태였다면

 

자주 갔었던 아쿠아리움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실내, 밀집된 사람들,

 

갑갑한 공기 등으로 인해

 

A의 불안도가 높아져

 

제대로 관람도 못한 채로

 

집에 빨리 가고 싶다고

 

몇번이나 재촉하다

 

결국 아이도 나도 지치는 상황이

 

생겨났을 것이다.

 

옥토넛을 좋아해서

 

물고기나 수중세계에도 꽤 관심이 많지만

 

메디키넷으로 확장된 아이의 집중력은

 

오히려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저하시키는 느낌었다.

 

 

 

 

하지만 단약한 어제의 경우엔

 

아쿠아리움을 입장할 때부터

 

발랄하고 경쾌한 걸음으로

 

이런 저런 다양한 물고기와

 

각종 시설물을

 

빠르게 훑어가며 

 

아쿠아리움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각종 물고기의 설명을 하나씩 읽어가며

 

혼자 여기저기 휘젓고 다녀서

 

동생과 아빠는 따로 다녀야 할 지경이라

 

동생 C는 나와 함께 한 시간이

 

매우 적어서 조금 미안했지만

 

위축되지 않고 즐거워보이는

 

A의 모습에 나도 만족스러웠다.

 

원래도 규칙을 잘 지켜야한다는

 

강박이 살짝 있는 아이라

 

줄을 서야한다거나 

 

공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조바심은 내지만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는 수준은

 

아닌 아이라

 

오히려 이런 체험활동에서는

 

메디키넷을 먹이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 더 나은 것 같았다.

 

만약 A가 폭력성이나 충동성이

 

훨씬 컸다면 

 

당연히 메디키넷을 복용하는 편이

 

나았겠지..

 

하지만 아쿠아리움을 다 보고 나왔을 때

 

기프트샵안에서 작은 트러블이 있었다.

 

A는 어떤 체험활동을 마치고 나서

 

기프트샵 등이 있으면

 

그냥 그 곳을 빠져나오기 힘들어한다.

 

무엇이든 작은거라도

 

하나 사가지고 오고 싶어한다.

 

이미 선물은 생일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에만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어서

 

어린이날 3달 전쯤부터

 

레고 브로셔를 꼼꼼히 읽으면서

 

이건 어린이날 선물로 받을꺼야, 라며

 

온갖 레고를 나에게 매일 보여주는 녀석이고

 

평소에는 선물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몇번 놀이공원이나 민속촌 등에서

 

기념품가게를 들려

 

한 개 정도 선물을 사줬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런 곳에서는 

 

엄마아빠가 한 번쯤 선물을 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딱히 필요도 없고

 

원래는 좋아하지도 않는 장난감이라도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너의 용돈으로 살 수는 있지만

 

(일주일에 2천원을 지급하고

 

대신 현관의 신발을 정리한다.)

 

여기서 파는 물건을 살 수 있을 만큼의

 

용돈이 모이지는 않았다고

 

몇 번씩 설명을 한 끝에

 

겨우 기프트샵을 탈출해서 나올 수 있었다.

 

충동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만족지연이 쉽지 않는 모습이 보여

 

역시 앞으로도 갈 일이 꽤 멀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다음주에도 나는

 

메디키넷 주말단약을 하려고 한다.

 

밥도 확실히 잘 먹고

 

체험도 더 A답게 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메디키넷의 도움으로

 

수업을 잘 듣고 

 

선생님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아

 

본인의 자존감을 지키고

 

주말에는 본인의 흥미에 맞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엄마의 욕심이 너무 큰가..?

 

욕심부리는 만큼

 

주말에는 또 도를 닦는 심정으로

 

A와 ADHD가 함께 만들어내는

 

다양한 상황들을

 

화 내지 않고 참아내며

 

좋은 말로 다스려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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