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는 유전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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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A

ADHD는 유전일까? 아닐까?

by 쌤쌔무 2023. 4. 2.

ADHD라 더 특별한 너

어릴 때 자라면서 

'너는 누구 닮아서 이러니?'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 같은 경우는 친할머니께서 늘 나를 보며

"저 계집애는 똘례네 똘례"라고 하셨단다.

전라도 말로 뭔가 돌+아이라는 뜻이었을까?

어렸을 때 나는 

 

초등입학 전에는 똘똘하고 야무진 아이,

어른들에게 이쁨받고 귀여운 아이였고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시끄럽고 목소리 큰 아이, 

그리고 엄마에게는 늘 정리 정돈 못하고 

 

자기 물건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아이였다.

 



A 역시 7세까지만 해도 

 

똘똘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7세에 들어서면서부터 앞선 포스팅의 내용처럼

동생이 생기고 동생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초등학교 입학 준비로 

 

엄마의 기대와 요구가 많아지자

분노와 짜증과 떼가 느는 아이가 되었다.

그렇다면 정리 정돈 부분은 어땠을까?

자기가 꽂히면 

 

빨래도 엄마보다 더 이쁘게 접을 정도로 

 

집중해서 정리했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벗은 옷은 그 자리에 그대로, 

 

옷은 모두 뒤집은 채로 벗어놨고

이 닦을 때 칫솔 뚜껑은 늘 세면대에 굴러다니고

손 닦고 나서 수건은 늘 바닥에 떨어져 있으며

목욕할 땐 샤워기로 바닥과 문으로 겨냥해 

 

엄마·아빠가 물벼락을 맞게 만들고

가끔은 문밖으로 

 

물을 뿌려놔서 복도에 물이 흥건하게 만들었다.



책을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읽고 나면 그 자리에 아무렇게나 두고

레고 역시 열심히 조립하고 나서 

 

다시 정리하는 걸 제일 싫어했다.

색종이를 가지고 놀고 나선 

 

가위는 아무 데나 두고 

테이프나 종잇조각 역시 

 

바닥에 그냥 둔 채로 다른 놀이로 전환하여

난장판을 만든 채로 다른 걸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약을 복용한 후 약 복용 시간에는 

 

본인이 스스로 치우고 정리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약효가 없는 시간에는 

 

물론 몇번의 실랑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본인이 어지른 것은 

 

스스로 치우고는 있다.



A는 확실히 나를 닮았고 

 

나 역시 ADHD였던 것 같다.

지금도 ADHD인가 하고 물어보면 

 

아직 검사를 받아보지 않았지만

그런 성향이 약간은 남아있기도 한 것 같다.

그 덕에 나는 지루한 걸 싫어하고 

 

한번 지나간 일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나름 덜 스트레스 받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ADHD는 유전된다고 한다.

ADHD인 아동의 부모가 

 

ADHD일 가능성은 10~35%이고

형제가 ADHD일 가능성은 32%이다.

부모가 ADHD일 경우, 

 

자녀가 ADHD일 가능성이 

 

57%나 된다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우선 나의 친정아버지 역시 

지루한 걸 잘 못 참으시고 

 

젊은 시절 취미활동만 열두가지 정도 되실 정도로

다양한 즐거움에 몰입하는 타입이셨다.



나 역시 지루한 걸 잘 못 참아서

직업 역시 늘 새로운 과업이 주어지면 

 

해결하는 쪽으로 선택했다.



남편 역시 머리가 좋은 편인데도

정말 어이없는 상황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상황 자체를 잊는 경우가 있다.



A와 조카가 ADHD 판정을 받은 건

어찌 보면 이미 정해져 있던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이미 둘째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으로

 

유심히 둘째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ADHD 성향이 있고 

 

그에 대해 치료받지 못한 채 자란 사람이

또다시 ADHD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경우

아이의 성향이 본인과 비슷하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양육의 어려움으로 인해 

 

아이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ADHD 적인 특성이 더 강화되고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문제를 일찍 발견하고

아이를 양육하기 위한 부모의 태도 역시 달라져야

아이와 나 모두 덜 힘든 육아가 가능해지는데...

그게 참 늘 쉽지 않다.



나 역시 매일매일 아이의 행동에 화내지 않고

더 나은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해보지만

아이는 늘 나에게 새로운 숙제를 주고 있다.



우리 부모님이 나의 성향을 미리 알고

ADHD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면

아이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을 할 때

불같이 화를 내고 싶은 이 마음을 

 

더 잘 진정시킬 수 있었을까...



나와 부모와 아이에게 연결된 

이 유전의 고리를 내 맘대로 끊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유전 때문에 

 

서로서로 갉아먹고 괴롭게 만드는 일은

내가 끊을 수 있을지 모른다.

A에 더 나은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가르치고

A의 행동에 짜증이나 분노가 아닌 

 

이해와 배려로 대하면

A도 A의 아이를 키울 때 

 

보고 배운 방법으로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ADHD의 유전은 이어져도

ADHD로 인한 고통은 줄어들지도...



물론 아이를 

 

안 낳을 가능성이 더 높기도 하겠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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