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속도가 늦은 아이, ADHD만이 원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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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속도가 늦은 아이, ADHD만이 원인일까?

by 쌤쌔무 2023. 9. 12.

ADHD라 더 특별한 너

전학 후의 A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친구들과 조금씩 다투기도 하고 집에서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내게 잔소리를 듣긴하지만 그래도 이사전의 상황과 생각해보면 훨씬 마음이 편안해보인다. 놀이치료 후 상담 시간에 요새 고민이나 어려운 점이 있냐고 묻는 놀이치료 선생님께 요새는 공부가 걱정이라고 말씀드렸다. 원래도 서술형 문제 등 앞에서 쉽게 포기하는 것이 아쉬웠는데 처리속도가 낮아서 그런지 단순히 연산문제 앞에서도 시간이 꽤 걸리고 쉬운 문제지만 문제가 길어지면 못 풀겠다고 하는 부분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확실히 어머님 마음이 편해지셨나봐요. 아이 일상 고민이 아니라 공부 고민이 시작되셨네요?" 하는 선생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A는 풀배터리검사에서 언어이해과 지각추론은 122, 123의 우수한 수준을 보였지만 처리속도의 경우에는 88이라는 평균 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업기억은 103이라 평균수준이지만 이 역시 ADHD인지라 약 기운이 떨어졌을 때는 문제를 기억하고 다음 부분에 적용하고 이런 부분을 굉장히 어려워한다. 하지만 처리속도의 경우 약을 먹고 한 검사임에도 매우 낮기 때문에 이 부분이 ADHD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좀 어려워보인다. 그래서 아이의 처리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처리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처리속도는 ADHD이외에도 다양한 부분들에 영향을 받는다. 난독증 등의 학습장애, 집행 기능 결함, 청각 처리 장애, 시각 처리 문제, 불안 또는 스트레스의 요인이 있을 수 있고 지적장애나 언어장애 등이 문제로 생겨나기도 한다. 또한 작업기억이 낮을 때도 처리속도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A에게 의심될만한 부분에 대해서만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난독증 등의 학습장애

 

특정 학습 장애(SLD)는 특정 영역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획득, 처리, 저장 또는 사용하는 뇌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처리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1. 난독증: 난독증은 주로 읽기 및 언어 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학습장애이다. 난독증이 있는 어린이는 단어를 해독하고, 시력 단어를 인식하고, 문어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읽기 어려움은 서면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작업의 경우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난독증이 있을 경우은 종이에 적혀진 내용을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과제 및 시험 완료가 지연될 수 있다고 한다.
  2. 난산증: 난산증은 수학적 처리와 관련된 학습장애이다. 난산증이 있는 어린이는 숫자를 이해하고 조작하며, 계산을 수행하고,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수학 관련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느려지고 수학 수업 및 수치 추론과 관련된 시험 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3. 난서증: 난서증은 필기 및 미세 운동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장애이다. 난서증이 있는 어린이는 문자와 숫자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메모 작성 및 쓰기 과제가 느려질 수 있다고 한다. 물리적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 수 있으며, 이는 글쓰기 작업의 처리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A의 경우 글을 읽을 때 글의 조사를 빼고 읽거나 단어 등을 원래 내용이 아닌 본인이 예상되는 단어 등으로 바꾸어 읽을 때가 있고 1자리 수를 더할 때도 꽤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또한 글을 쓰는 것도 싫어하는 편이다. 아주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혹시라도 난독같은 문제가 있진 않으까 고민되기도 한다. 한글을 뗄때도 시간이 좀 걸렸고 지금 영어 파닉스를 하는데도 진도가 아주 빠르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시나 글이 겹쳐서 보이는지 또는 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지 물어보면 또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놀이치료 선생님도 A의 증상을 들어보시고 처음에는 난독이 아닐지 하셨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하셨다. 

 

집행 기능 결함

집행 기능 결함은 다양한 자기 조절 및 목표 지향적 행동을 담당하는 일련의 고차원 인지 과정의 어려움을 의미하고 이러한 프로세스는 개인이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 행동 및 감정을 관리하고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집행 기능은 계획, 구성, 작업 시작, 충동 억제, 주의 전환, 작업 기억 및 유연한 사고와 같은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이 손상되면 일상 활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집행 기능 결함은 유전적 요인, 뇌 발달, 환경 영향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고, 일부 어린이는 신경생물학적 구성으로 인해 실행 기능 문제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또한 ADHD,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및 특정 학습 장애와 같은 상태는 종종 실행 기능 결함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집행 기능 결함이 있을 때 처리속도에 미치는 영향들을 알아보자.

 

  1. 계획 및 조직: 집행 기능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계획하고 조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수행해야 할 작업에 대한 구조화된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작업 시작이 지연될 수 있고 단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어려워 작업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2. 작업 기억: 작업 기억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조작하는 능력이다. 집행 기능 결함은 작업 기억에 영향을 미쳐 어린이가 지시 사항을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기억하거나 주요 세부 사항을 파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이로 인해 정보를 검색하고 사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3. 억제: 억제에는 충동적인 행동과 생각을 통제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실행 기능에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주의가 산만해지거나 충동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작업에 집중하는 능력이 느려질 수 있다. 관련 없는 정보를 필터링하려면 추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4. 유연성: 인지적 유연성을 통해 개인은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고 다양한 작업이나 관점을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실행 기능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정보에 직면했을 때 전략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경직성으로 인해 문제 해결 및 의사 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5. 시작: 작업 시작에는 불필요한 지연 없이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포함된다. 실행 기능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명확한 행동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과제나 집안일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작업 완료가 지연될 수 있다고 한다.
  6. 감정 조절: 집행 기능은 또한 감정을 조절하고 좌절감이나 불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보를 효과적으로 집중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방해를 받아 잠재적으로 인지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ADHD가 있을 경우 집행 기능 결함이 따를 수 있고 그에 영향을 받는 부분들의 대부분은 ADHD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닿아있다. 이 문제의 경우 닭이 먼저냐 달걍이 먼저냐 같은 부분인 것 같다. 집행 기능 결함의 원인이 ADHD이라면 처리속도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한 부분인데 만약 그게 아니라면 해결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지 알아보니 행동 중재나 부모의 코칭, 인지 훈련, 구조화된 루틴 및 시각적 지원이 나오는 것을 보니 ADHD의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불안과 스트레스

불안과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처리 속도와 전반적인 인지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1. 강화된 각성: 사람이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투쟁-도피" 반응으로 알려진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이 반응은 코티솔과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방출을 포함하여 생리적 각성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대응은 빠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유용하지만 주의력이 증가하고 주의가 산만해져서 정보에 효율적으로 집중하고 처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
  2. 작업 기억 용량 감소: 불안과 스트레스는 작업 기억 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작업 기억은 인지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조작하는 데 필수적인데, 불안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인지 자원이 소모되면 정보를 처리하고 작업을 완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정신적 자원이 줄어들어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한다.
  3. 반추와 걱정: 불안에는 종종 미래의 사건이나 과거 경험에 대한 지속적인 반추와 걱정이 포함된다. 사람이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인지적 자원이 당면한 업무에서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어 주의가 분산되어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4. 주의력 조절 장애: 불안은 주의력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 불안한 개인은 주의가 산만해지고 잠재적인 위협이 있는지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정 작업에 계속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주의 전환은 인지 처리 속도를 늦출 수 있다.
  5. 부정적인 자기 대화: 불안과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자기 대화와 자기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내부 대화는 자신감을 약화시키고 인지적 간섭을 만들어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6. 신체적 증상: 근육 긴장, 안절부절 못함, 심박수 증가 등 불안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은 산만하고 불편할 수 있다. 이러한 신체적 감각은 사람의 주의를 인지 작업에서 다른 쪽으로 돌리게 하여 처리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7. 피로: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불안은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피로는 인지 처리 속도를 늦추어 집중하고 작업을 효율적으로 완료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불안의 경우에는 메디키넷을 먹었을 때 더 올라오는 부분이 있는데 약 기운이 없을 때 공부할 땐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엄마인 나의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마음이 섞어서 불안이 올라오는 것 같다. 그럴때마다 응원해주고 지원해주면 다시 집중력을 되찾았던 것이 기억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불안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A는 욕심이 많다. 공부도 잘하고 싶어하고 친구도 많이 있으면 좋겠고 뭐든지 잘해내고 싶은 아이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재료랄까 기본 머리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낮은 처리속도가 계속 아이의 발목을 잡는 기분이다. 이 부분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아이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는 것 뿐일 텐데..

 

잘 할 수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천천히 다시 해보자고 아이를 응원해주면 되는데 왜 아이가 문제를 잘 못 풀고 쉬운 문제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마다 마음이 급해지고 목소리가 커지고 화가 나는지 참 어렵다. 오늘부터라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이를 응원해주는 치어리더같은 엄마가 되어보기로 하자. 감독같은 엄마, 불독같은 엄마가 아닌 힘들어 할때 의지를 북돋아주고 잘할 때는 하늘을 날아오를만큼 붕붕 띄워올려주는 그런 엄마가 되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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