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치료와 사회성 그룹 치료비가 인상된다..

ADHD라 더 특별한 너

A는 운 좋게 처음부터 복지관에서 놀이치료를 시작했다. 소아정신과를 방문하기전부터 받았던터라 이제 1년정도 되었는데 복지관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동생이 빈 자리가 있다는 귀뜸을 통해 운좋게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동네는 복지관이 인구대비 꽤 많이 설립되어 있는 편이라 그나마 복지관에서 관련 치료를 받는데 유리한 동네라는 걸 알게 된 건 한 참 후였다.

 

요새 자폐나 그 외의 질환 등으로 병원 실비를 이용해 놀이치료나 음악치료를 받던 엄마들이 보험실사가 나온다던가 더이상 지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심리치료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보편화되어가는 시점인데 보험사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니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 같아 아쉬웠다. 물론 A는 ADHD라 그런 혜택조차 받지 못하지만.

 

 

 

같이 그룹치료를 받는 아이의 엄마가 통화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다. 자폐도 아니고 애매한 경계에 놓여있는 아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데 다양한 치료들을 동시에 받는 것 처럼 들렸다. 그 아이 말고 다른 아이 역시 그룹치료 받는 날에는 심리치료 명목으로 여러치료를 함께 다니는 듯 보인다.

 

A만 해도 같은날 같은 선생님에게 놀이치료와 그룹치료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나마 내가 다니는 복지관은 1회당 3만원의 매우 저렴한 시세라 2가지 수업을 들어도 딱히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인데 다른 센터들은 거의 회당 5만원에서 7만원의 수준이라고 하는 걸 보니 1달에 4회 수업을 받으면 수업 2개 이상은 큰 부담이 될 것 같다.

 

오늘 복지관 담당자가 그룹치료가 끝나고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전하러 왔다. 선생님들 처우개선과 재료비 수급 문제로 회당 1만원씩 수업료가 인상될 예정이라고 했다. 7월부터 인상이니 6월까지 수업유지를 고민해보라고 하는데... 당장 이사와 전학이 겹쳐있고 충동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A의 수업을 줄일 수는 없을 것 같고 당장 10만원 가까운 비용이 아이앞으로 더 들어가는 상황에 조금 짜증이 올라온다.

 

놀이치료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요새 짜증과 분노가 늘었다고 말씀드리자 앞으로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엄마도 더 힘들어질꺼라고 하셨다. 이 답답하고 꽉 막힌, 터널에 갇혀서 아무리 고함을 쳐도 아무도 못 듣는 것 같은 상황이 몇 년은 더 이어질꺼라는 게 기정사실화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1만원 인상이라고요.. 네.. 뭐 어쩔 수 있나요. 다른데서 생활비를 끌어다 메꿔야지요 뭐.

 

 

어릴때 열심히 센터를 달려야 아이가 정상에 가까워진다는 말에 온갖 치료에 수억원씩 쓰면서 달리는 엄마들도 있단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땐 그냥 와, 고생하겠다. 싶었는데 이건 뭐 딱히 남의 얘기도 아닌게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A정도 수준의 ADHD는 복지혜택을 받기도 애매하고 학교에서도 딱히 큰 문제가 드러나는 건 아니라 어디서 도움받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관리를 하지 않으면 학교든 선생님이든 득달처럼 전화가 와서 아이를 어떻게 좀 하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남들보다 싸게 수업받으면서 참 푸념도 길다 싶으면서도 아니 왜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놓고서는 애 안낳냐고 난리들은 치고 있나 이 나라는 싶은 맘에 어이가 없다. 

 

가뜩이나 이사할 아파트 앞 초등학교는 2학기 개교는 물건너 가서 내년 개교까지 지금 사는 동네로 라이딩할 판인데(둘째 어린이집 제대로 넣으려면 이사를 또 9월에는 해야한다. 정말 미치겠다. 이것도 진짜 교육청 니들... 정말 좀 니들 아이 키운다고 생각하고 좀 일해라.) 그때 새로 전학시키면 또 아이 마음을 들여다봐야하니 앞으로 1년은 넘게 받을 치료들이라고 생각하니 회당 만원 인상은 진짜 좀 열받는다. 선생님 탓도 아니고 복지관 탓도 아니고 넉넉한 금수저 부모가 아닌 나 스스로를 원망해야하는 이 상황이 더 열 받는 달까. 에휴..

 

 

사회성그룹치료를 시작하다.

 

놀이치료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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